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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적과의 동침, 내가 먹는 약은?

약의 ‘위험한 상호작용’
두가지 복용시 꼭 상담을

 

약국에서 환자들이 흔히 물어보는 내용이 ‘심장약을 먹고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감기 걸려서 이비인후과 약을 먹고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라고 물을 때가 있다. 그러나 약사님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구체적으로 심장약의 이름이 뭔지, 감기약이 뭔지를 물어봐도 환자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답하기가 난감할 때가 있다.

지난번에 약은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이라는 네 가지 단계를 거쳐 약은 그 생명을 다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약은 이 네 가지 단계에서 각각 다른 약과의 상호 작용을 일으키는 약들이 있다. 바로 ‘적과의 동침’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흡수 단계에서 상호작용으로는 철분제를 복용 시 제산제를 먹으면 위에서 킬레이트라는 것을 형성해서 철분제가 흡수가 안 된다. 산성 약물은 위산이 적절하게 분비 시에 흡수가 잘 되는데, 위산 분비가 적절하지 못하면 흡수가 방해되는 약들이 있다.

분포단계에서는 A약물이 효과를 보려면 그 약물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어야 하는데, B 약물이 그 수용체에 결합하여 A약물이 결합을 못해 혈중농도가 증가되는 경우가 있다.

대사에 있어서의 약물상호작용은 더욱 중요하다. 대사라 함은 약의 독성을 제거하는 단계인데, A약물과 B약물이 특정 효소에서 같은 경로로 간에서 대사된다고 가정할 때, A약물로 인해 특정효소의 대사 작용을 억제하여 그 결과로 B약물이 대사가 늦게 되어 B약물의 혈액 속 농도가 증가되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A약물처럼 간 대사를 억제하는 약물을 간 대사 효소 억제제라 한다. 이런 약물로는 먹는 무좀약, 일부 항생제, 일부 항우울제, 일부 여성호르몬제가 있으며, 이들 약물을 복용 시 주의할 약으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면역억제제, 일부 항생제, 일부 위장약 등이 있다.

또한, A약물과 B약물이 동시에 복용할 때 A약물로 인해 B약물의 대사를 촉진시켜, B약물의 혈중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렇게 A약물처럼 간 대사를 유도하는 약물을 간 대사 효소 유도제라 한다. 이런 약물로는 결핵약, 간질약 등이 있으며, 환경인자로는 흡연이 있다.

특히, 이런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그 이름을 알고 있어야 하며, 어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더라도 복용하고 있는 약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 외에 중추신경신경계에 작용하는 약, 항부정맥약 등을 복용하는 환자들도 반드시 약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시행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를 의약품 사용 평가(DUR:Drug Utilization Review)라고 한다.

현재 같이 복용해서는 안 되는 약, 즉 병용 금기 약은 1개의 처방전에서 검색되어 있어 별 문제가 없으나, 환자가 A병원, B병원에 방문할 때 A병원, B병원간의 약물상호 검색은 안 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부는 고양시에서 약물 상호 작용을 검색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한다면, 환자들에게 더욱 안전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도 안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약물 상호 작용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로 피임약과 흡연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감기약 중 콧물, 기침약은 자율신경에 작용하지만, 중추 신경에도 작용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그래서 환자가 임의대로 감기약을 복용하고, 효과가 없다며 다른 약을 구입해서 마음대로 먹을 경우 혈중 농도의 증가로 심장에 위험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진통제도 종류에 따라서 의사가 처방하는 일부 진통제와 같이 복용 시 심각한 위장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다른 소염진통제 두 가지를 동시 복용 시 심각한 신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함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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