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의 한 고등학교 학생 4명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개학 이틀 만에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이들 모두 해외에 다녀오지 않았고 국외 방문자와의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지역사회 감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신종플루의 공포가 우리 주변에까지 다가온 느낌이다. 개학이 이어지고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이 다가오면서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도내에서는 지금까지 753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524명은 완치됐으나 229명은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 도는 45개 각 보건소에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5만여명분을 비치하고 지역별 치료 거점병원과 약국에도 항바이러스제를 배송조치 했다. 경기도는 지난 21일 열린 부시장·부군수 회의를 통해 오는 9~11월 축제 등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도록 지시했다. 시·군의 대규모 행사들이 곳곳에서 개최될 경우 신종플루의 지역사회 감염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안성을 대표하는 민속 공연인 바우덕이축제의 올해 행사가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여파로 취소됐다.
지난 5월 2일 첫 환자 발생 후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우려하는 가을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털어버릴 수가 없다. 신종플루의 대유행을 막으려면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충분한 백신의 확보라 할 수 있다. 예방엔 한계가 있어 치료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도 신종플루의 지역사회 침투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개학과 더불어 환절기가 닥치면 중증환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확진환자를 상대로 한 치료제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된 셈이다. 신종플루 거점병원의 운영도 미숙하기 이를데 없다.
정부는 1천930억 원의 예산으로 전 국민의 27%인 1천300만 명분의 신종플루 백신을 확보해 11월 이후 접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늦은감이 있다. 정부가 오는 12월까지 300만명분 추가로 확보하려는 백신 타미플루와 리렌자 등을 더욱 많이 확보해야 한다. 예방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하더라도 예방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국민들은 수시로 손을 씻는 등 위생생활을 철저히 실천하고 발열 등 이상징후시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사회 각계각층이 신종플루의 공포에 휩싸이면서 오래간만에 찾아 온 경제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