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양축인 삼성과 LG가 업계 최초로 대규모 교차 구매에 전격 합의해 대기업간 상생협력 확산의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 장원기 사장과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은 25일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LCD 패널 상호 구매·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경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 성사된 이번 MOU는 삼성전자 VD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 간의 43.18㎝ 모니터용 LCD 패널 구매·공급 각서와 LG전자 BS사업본부와 삼성전자 LCD사업부 간의 55.88㎝ 모니터용 LCD패널 구매·공급 각서 등 2건이다.
이 각서에 따라 삼성전자는 내달 말부터 자체 생산하지 않는 43.18㎝ 모니터용 패널 4만 장 이상을 매월 LG디스플레이에서 사들이고, LG전자는 같은 방식으로 삼성전자에서 55.88㎝ 모니터용 패널 4만 장 이상을 구매하게 된다.
삼성과 LG는 그동안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들 모니터용 LCD 패널을 외국 시장에서 들여왔다.
이번 합의에 따른 교차거래 규모는 연간 최소 1천56억원으로, 양측이 수입하는 모니터용 LCD 패널의 10%에 이른다.
두 회사는 또 모니터용 LCD 패널 중에서 추가로 교차구매가 가능한 품목을 올해 말까지 선정하고, TV용 패널 부문에서도 기술방식 차이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을 전제로 교차구매 가능성을 검토키로 했다.
그간 반도체나 LCD 등 IT 핵심부품에서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일본이나 대만업체들은 여러 차례 연합전선을 구축해 한국을 공략해왔지만 우리 업체들의 대응방식은 항상 '각개전투'였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두 회사의 교차구매 합의는 외부의 적에 공동 대응을 위한 한국업체간 제휴의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