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이 국상 중에 술에 취해 호프집 여주인을 폭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한나라당 도의원들의 음주추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26일 경기도의회와 연천경찰서, 연천군 주민 등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상기간 중이던 지난 21일 금요일 밤 10시20분쯤 연천군 전곡리 소재 S호프집에서 경기도의회 S의원이 호프집 여주인 K(45)씨에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신체적 접촉을 하려다 거부 당하자 주먹으로 턱 부위를 때렸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연천 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을 접수한 K씨는 “S의원이 지난 5월부터 술을 마시러 4~5차례 가게를 들렀다. 이 과정에서 5만4천원의 외상을 했고 이를 두고 실랑이를 한 적이 있다”며 “이로 인한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S의원은 당시 술에 취해 어떤 말과 행동이 오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즉각 사과할 것이고 충분한 보상도 해주겠다고 했으나 사건이 일어난 후 3~4일이 지나도 사과하지 않아 연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당사자인 S의원은 폭행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S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하지만 당시 본인 외에 동행한 지인들도 폭행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진술했고 합의도 했는데, 이제 와서 고소장을 접수한 것은 외상값 다툼에 대한 감정적 대응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 내에서도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윤화섭(안산5) 대표의원은 “‘주민의 대표’라는 의원이 이러한 추태를 부린 것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모든 도민을 무시한 처사인 만큼 도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함을 물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태순(성남6) 대표의원은 “공인으로서 술집에서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실여부를 확실히 조사한 후 향후 대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노영호(안산8) 의원은 지난 5월 6일 안산시 단원구 탄도마을에서 열린 어버이날 행사에서 술에 취해 5급 공무원인 A동장의 얼굴에 술을 끼얹고 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한나라당을 탈퇴했으며 한나라당 김홍규(동두천1) 도의원도 지난 7월 16일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세입세출 결산심의 도중 경기도공무원들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하는 등 음주추태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