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를 제치고 가장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로 부상했다고 밝히고 있다. WHO는 “앞으로 몇 달간 신종플루 ‘팬더믹(pandemic.대유행)’이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서다.
신종플루의 공포가 엄습해 오고 있다. 주말에 도내 놀이동산을 찾은 사람들이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외출을 삼가는 가정도 늘었다. 2학기 개학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학습으로 대처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두 신종플루의 공포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신종플루 감염자로 의심되는 세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감염자 수도 전국적으로 3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신종플루 예방백신과 치료약은 턱 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치료약은 전체인구의 11%인 530만명분 정도에 불과하고 정부가 전체인구의 17% 수준인 1천3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백신을 투여하겠다고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백신값 급등과 수급이 여의치 않아 난감하다.
문제는 가을철에 몰려 있는 각종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7일부터 80일간의 일정으로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도시축전이 신종플루 위험지대로 전락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다.
인천시는 관람열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주말에 학생 체험학습을 유도하고 있고 입장권 사전구매 단체에 대한 조기관람 등의 다채로운 인구흡입책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관내 450개 학교에서 25만명의 학생이 체험학습으로 관람이 예정되어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신종플루 확산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도시축전 부대행사로 지난 18일부터 열린 세계도시물포럼 행사요원과 핵생 등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을 보더라도 도시축전 행사장은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종플루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안상수 인천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주행사장 안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례가 없다며 행사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말한 것은 신종플루 위험으로 인해 단체관람이 보류되거나 취소되는 사태를 직시하지 못한 처사다. 신종플루에 대한 체감공포감이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천시는 직시했으면 한다. 행사에 대한 전면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