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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족제비

안병현 논설실장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염치나 체면도 없이 나대는 사람을 일갈할 때 사용된다. 누가 언제 지어낸 말인지는 몰라도 족제비를 간파하고 있다. 족제비의 얼굴을 정면에서 보면 낯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좁다.

고양이는 쥐의 천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쥐의 입장에서는 고양이보다 족제비가 더 공포스런 존재다. 작고 납렵한 특유의 체형과 집요한 성격으로 날으는 듯 몸을 날려 덮치면 쥐는 곰짝도 못하고 잡힌다. 고양이와 쥐와의 관계는 도시에서 쫓고 쫓기는 공존관계에서 비롯된 면이 있다.

들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족제비가 도심속에 속속 등장하고 있느니 쥐의 천적은 고양이가 아닌 족제비로 변경해도 될 것 같다. 성남시는 분당구 이매동 매송초등학교 앞 탄천에서 족제비 새끼 한 마리가 둑을 보호하려고 쌓아 둔 블록 틈 사이에 몸을 삐쭉 내밀고 주위를 살피는 사진을 공개했다. 성남시 탄천관리과 김영배 과장은 지난 4일 오후 탄천을 순찰하다 분당구 이매동 매송초등학교 앞 탄천에서 족제비 새끼 한 마리를 발견해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았다고 한다. 사실 족제비는 뱀, 개구리, 토끼 외에도 귀뚜라미, 메뚜기 등을 즐겨 먹는다. 그러나 족제비가 도심 속에서 살아가면서 먹이감으로 찾기 쉬운 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족제비는 암수의 몸 크기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서로 몸 크기를 달리해 자주 사냥하는 먹이 종류를 달리하는 것이다. 몸집이 작은 암컷은 밭쥐나 등줄쥐, 또는 생쥐를 잡고 수컷은 시궁쥐나 곰쥐, 또는 멧토끼와 꿩처럼 큰 종류까지 사냥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늦가을에서 겨울동안 족제비는 눈에 보이는 쥐는 모두 잡는다고 할 만큼 쥐 사냥에 열중한다. 사냥한 쥐는 머리 부분을 조금 먹거나 아예 입도 대지 않고 쌓아둔다. 이런 창고는 굴뿐만 아니라 공사용 거푸집 아래서도 발견된다. 먹이가 없을 때를 대비해 저장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걸 모두 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탄천은 지난 2003년부터 120억원을 들여 생태계 복원사업을 벌였다. 성남시는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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