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위생 관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여러항목 중에 ‘샤워를 하는 것보다는 욕조에 물을 받아 하는 목욕이 몸에 더 좋다’는 속설이 있다. 답은 ‘아니다’ 이다. 욕조에 몸을 담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균 증식에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세균의 배양을 도울 뿐이다. 더군다나 욕조 목욕 시에는 대부분 뜨거운 물을 사용하므로 욕조의 물은 세균의 온상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그러므로 욕조 목욕을 즐긴 후에는 반드시 비누칠을 하고 흐르는 물로 몸을 다시 한번 씻어내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욕조 목욕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몸이 더 깨끗해지는 것도 아니다. 물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욕조에 물을 잔뜩 받아서 하는 목욕보다는 샤워기를 틀어 놓고 하는 목욕을 권장하고 있다. 샤워는 이제 생활의 한 방편이 되었다. 그러나 샤워기 안에 폐질환을 일으키는 결핵균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미생물학자 노먼 페이스(Norman Pace) 박사는 뉴욕 등 미국 9개 도시의 공공건물, 주택, 아파트 목욕탕에 있는 샤워꼭지 50개를 검사한 결과 30%에서 폐질환을 일으키는 조(鳥)결핵균(mycrobacterium avium)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샤워꼭지에는 끈적거리는 필터인 생물막(biofilm)이 있어서 일반 상수도 꼭지보다 100배나 많은 병원균이 달라붙을 수 있다면서 얼굴을 향해 샤워꼭지를 트는 경우 이 병원균들이 실린 물방울들이 얼굴에 쏟아져 내리면서 병원균이 폐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고 페이스 박사는 말했다.
조결핵균은 폐결핵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폐에 감염될 경우 피로감, 지속적인 마른기침, 무력감,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플라스틱 샤워꼭지를 금속으로 된 샤워꼭지로 교체해 병원균의 발생을 줄이거나 샤워꼭지를 틀어놓고 나서 약 1분 동안 목욕탕 밖에서 기다렸다가 샤워를 해야 한다. 명심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