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0월 28일 재·보궐선거 수원 장안구 지역에 손학규 전 대표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으나 손 전 대표가 고사하고 있는 가운데(본지 17일자 3면) 수원 장안구 한나라당 당원들이 손학규 전 대표에게 보내는 협박성에 가까운 공개서한을 통해 불출마할 것을 주장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지역 정가에서는 손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치르지 않아도 될 선거를 치른 부분에 대해 자숙해야 할 한나라당이 이같은 공개서한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적반하장’격 행태라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17일 경기도의회 최용길(수원2) 의원 등 장안구 한나라당 당원 6명은 도의회에서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소속으로 3선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장관, 경기도지사를 거친 손 전 대표가 느닷없이 탈당한 뒤 이젠 전락공천을 명분삼아 등 떠밀린 모양새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려 한다”며 “박종희의 정치적 무덤이 손 전 지사 정치복귀의 출발점이 된다는 아이러니에 망연자실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장안구 당원들은 “손 지사가 탈당을 선택을 했을 때 그 엄청난 배반에도 불구하고 그저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아마도 당신을 향한 믿음과 희망, 사랑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하지만 최근 박종희 의원의 대법원 선고로 아픔의 눈물을 다 흘리기도 전에 집 버리고 나간 사람이 집주인 없다고 이웃집 비호를 등에 업고 자기 밥상을 차리러 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며 “우리 장안구 동지들의 상처에 소금을 또 다시 뿌리지 말고 그냥 새 집(민주당)에서 행복하게 살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그래도 오겠다면 당신에게 보냈던 따뜻한 눈길은 날카로운 비수로 변해 당신을 겨냥할 수도 있고 당신에게 보냈던 느꺼운 포옹은 벌레를 본 듯한 징그러움으로 당신을 짓밟게 될 지도 모른다”며 경고해 손 전 대표가 장안구에 불출마 할 것으로 넌지시 내비췄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나타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남 양산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후배 김양수 후보가 열심히 뛰고 있는 지역구로 갑자기 옮겨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려고 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이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이 다른 당 후보 출마 여부에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닌 듯 싶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