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잠잠하던 골프장 농약살포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이 2007년에 비해 늘었고 단위면적당 사용량은 골프장에 따라 많게는 375배나 차이가 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골프장에 과다하게 살포되는 농약은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호흡기 질환을 야기시키고 또 인근 농가로 흘러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국회 환경노동위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용인 기흥)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전국 골프장 326곳(일반 294곳, 군부대 32곳)에서 모두 127.2t의 농약이 사용됐다. 전년도 상반기의 사용량(113.5t)에 비해 13.7t이 늘어난 수치다. 골프장 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299곳)에 대비해 27곳 많아지기는 했지만 단위면적(㏊)당 농약사용량도 5.63㎏으로 2007년 상반기 4.8㎏에 비해 0.8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골프장의 농약사용량 증가는 최근 정부가 내수 부양책의 일환으로 상수원 보호 구역에 골프장 건설을 허용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골프장 건설이 붐을 이룰 것에 대비해 골프장의 농약사용 규제에 대한 관계부처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골프장의 맹독성 농약 사용에 대한 사전 규제 및 사후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골프장의 농약 사용 증가는 상수원 등의 환경 오염을 야기하므로 환경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골프장별 단위면적당 농약 사용량은 강원 원주센츄리21 골프장은 0.12㎏으로 가장 적은데 비해 전북 순창군 금과 골프장은 45㎏으로 무려 375배나 차이가 났다. 농약 사용량이 적은 일반 골프장은 원주 오크힐스(0.40㎏), 원주 오크밸리(0.46㎏), 경기 여주 아리지(0.47㎏), 충북 충주 임페리얼레이크(0.51㎏) 등이었다. 반면 농약 사용량이 많은 곳은 경기 고양 ㈜1,2,3(40.1㎏), 고양 올림픽(37.4㎏), 대구 냉천(34.3㎏), 경기 용인 아시아나(33.9㎏) 등이었다.
또 골프장의 흙, 잔디 등을 대상으로 농약잔류량 검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326곳 중 일반 골프장 102곳, 군부대 골프장 10곳에서 일반저독성인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고독성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또 유출수에서 농약잔류량이 검출된 골프장은 한군데도 없었지만 골프장에 살포되는 농약이 사람몸에나 환경에 좋을리가 없다. 농약살포량을 줄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