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수원화성박물관 개관 기념 정조어찰 학술대회가 열렸다. 여기서도 언급됐지만 정조대왕의 개혁정치 핵심은 화성건설이었다. 그리고 화성의 핵심에는 성신사(城神祠)가 있었다. 지금 수원시 팔달산 중턱에서는 ‘성신사’ 중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인 10월8일 준공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성신사는 1796년(정조20년) 봄, 수원 화성성역 완공에 즈음, 정조대왕이 직접 지시해 설치된 화성의 건축물 중 하나로서 화성을 지켜주는 성신(城神)을 모신 사당이다. 성신사가 완공됐다는 보고를 받은 정조대왕은 화성 낙성연 전에 위패를 모시도록 지시하고 제문을 스스로 지을 만큼 이 시설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매년 봄·가을 제향 때 향축과 제수용품을 규정에 의해 내려 보내도록 했다. 성신사는 화성을 영원히 보존하고, 우리 국토와 수원 땅과 백성들을 무사태평하게 해달라는 기원을 드리는 사당이자 기념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제시기를 거치면서 안타깝게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강감찬 장군 동상이 들어섰다. 강감찬 장군은 원래 서울 관악구 봉천동 낙성대에서 태어난 인물이지만 1971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애국조상건립위원회’를 만들어 전국 각 시·군마다 위인의 동상을 세워 정신을 본받도록 지시하면서 연고가 없는 수원의 팔달산에 자리를 잡게 됐다.
이에 사단법인 화성연구회 김이환 전 이사장과 회원들은 10여년 전부터 매년 성신사 고유제를 지내면서 성신사 중건운동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중소기업은행 동수원지점에서 12억원을 기탁함으로써 중건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12억원이면 적은 액수가 아니다. 거금을 쾌척한 기업은행의 선행에 박수를 보낸다. 기업은행과 화성연구회의 노력은 수원시민들과 화성을 답사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질 것이며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성신사 중건이 가지는 의미는 문화재 복원뿐만 아니라 정조대왕의 위민과 개혁정신의 복원이자 새로운 시대정신의 창조를 의미한다. 도중에 일부 기독교인들의 오해로 인한 ‘복원 반대’ 움직임도 있었지만 공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사실 1970년대 화성을 복원하면서 성신사를 먼저 중건했어야 옳지만 이제라도 다행이다. 화성행궁의 복원과 종각의 복원에 이은 성신사 중건 과정을 지켜보면서 남수문과 이아, 중영 등 나머지 미복원 시설들의 복원도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