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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사발 장인’ 김용문 씨의 소원

요즘 수원시 행궁동에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0월말 철거예정인 성곽 안 행궁동 빈 건물을 이용해 작가들이 예술 창작할동을 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철거되고 있는 행궁동 일부가 문화 예술 창작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천연염색, 도예, 공예, 미술, 시조 등 다양하고 품격 높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일부 프로그램은 체험도 가능하다. 전국에서 온 36명의 작가들이 임시 창작공간으로 조성된 행궁동 신풍 초등학교 앞 옛 불교백화점 건물과 바로 옆 건물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곳에서 ‘막사발 작가’로 잘 알려진 김용문 씨도 숙식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도예가 7명도 김용문 씨와 함께 머물면서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화성행궁 앞에 있는 수원화성홍보관 갤러리에서 열리는 ‘제1회 아르헨티나-한국 막사발 도판전(陶版展)’ 전시회 준비를 하고 있다. 김용문 씨는 토우전(1982)을 시작으로 21번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세계막사발장작가마 페스티벌을 창설해 수원과 오산 등 국내와 중국, 일본,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해외에서 매년 열고 있다.

김용문 씨가 천착하는 막사발은 우리 선조들이 밥그릇, 국그릇, 막걸리 사발 등 생활그릇으로 쓰이던 것이다. 막사발은 우리 땅에서 채취된 황토로 빚어내 자연스러움이 담긴 사치스럽지 않은 그릇이다. 특히 임진왜란 이후 막사발은 일본으로 건너가 찻잔으로 사용하였으며, 조선도공이 만든 막사발은 보물(이도다완:井戶茶碗)이 되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는 고려청자와 이조백자를 자랑하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막사발을 그동안 등한시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용문 씨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장작가마에 불을 지펴 막사발을 만들어 왔다.

요즘 그의 꿈이 하나 생겼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화성행궁 인근에 작업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행궁동 레지던시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런 열망은 더욱 강해지고 있단다. 물론 평생 외고집으로 흙만 만지던 사람이라 경제적 여유는 없다. 하지만 화성 성내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관광객들에게 작업과정을 공개하고 체험도 하게 한다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일리가 있다. 특히 그는 평생 만들어 온 작품들을 모두 수원시에 무상기증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김용문 씨 뿐만 아니라 각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전통 문화예술인들을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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