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의 평균수명은 18개월이다. 이동통신사의 각종 보조금 남발과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에 유혹된 소비자들로 인해 휴대전화의 평균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멀쩡한 휴대전화가 쓰레기 통으로 쳐박히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폐휴대전화가 그대로 소각용 쓰레기와 함께 처리될 경우 야기되는 환경오염과 물자낭비를 줄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름하여 ‘도시광산화사업’이 그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녹색성장’이 최대의 화두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우리 정부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기조로 내세우고 봇물 터트리듯 ‘녹색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내년부터는 초·중·고교 교과서에도 녹색성장 관련 내용이 기술될 예정이다.
도시 광산(Urban Mining)은 198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만든 용어로 버려지거나 방치됐던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많은 금속 폐기물을 하나의 광산으로 여기고 이를 재활용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 폐휴대전화, 폐가전제품 등에서 희유금속과 고가의 금속광물을 추출하는 것을 산업화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테면 휴대전화 한 대에는 금 0.02g을 포함해 은(0.14g), 구리(14g), 니켈(0.27g), 텅스텐(0.39g), 팔라듐(0.005g)이 들어 있다. 이것은 극소량이지만 휴대전화 수십만 개를 모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휴대전화 1톤(약 1만대)에서 나오는 금은 200g. 1톤짜리 금광석을 채굴해 정제해도 금이 평균 5g 정도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 정도면 도시 광산이 천연 광산보다 채굴 효율이 높다는 얘기다.
‘장롱속에서 잠자고 있는 폐 휴대전화로 불우이웃을 도웁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경기도는 ‘도시광산화사업’의 일환으로 다음달 1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범 도민 폐 휴대전화 단말기 모으기 운동을 벌인다. 도는 이 기간 가정과 학교, 기업체, 사회단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모두 50만대의 폐 휴대전화 단말기를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수수료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폐 휴대전화 1대당 1천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에는 현재 경제적 가치가 62억원(1대당 2천500원)에 이르는 250만여대의 폐 휴대전화 단말기가 가정 등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폐가전과 폐휴대전화 등에서 금, 은, 구리, 알루미늄 등 고가 희귀금속을 추출해 원자료로 활용하는 자원순환센터가 성동구 송정동 서울시차량정비센터 안에 들어설 계획이다. 경기도 내에도 하루빨리 이러한 시설을 설치해 환경오염과 자원낭비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