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55-1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이영미술관은 지난 2001년 11월 7일 김이환·신영숙 부부가 개관한 사설 미술관이다. 원래는 현재의 서쪽에서 돼지축사를 개조해 개관했으나 개발로 인해 도로가 미술관 한가운데를 관통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이곳에는 박생광의 ‘명성황후’, ‘가야금 치는 여인’, ‘경주 토함산 해돋이’ 등 국보급 작품과 전혁림, 한용진 등 쟁쟁한 작가들의 역작이 있다. 특히 이곳에는 고 박생광 화백의 거의 모든 작품들이 소장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김이환 관장은 고위 공직자와 대기업 전문경영인을 거친 인물로 박생광 화백의 말년을 가장 가까이서 보살펴온 사람 중의 한명이며 늦은 나이에 일본 도쿄로 건너가 박 화백의 일본체류 시기를 연구할 정도로 박생광 화백에 열정을 쏟아왔다. 또 전혁림 화백의 가장 든든한 팬이자 후원자로서 수차례에 걸쳐 전 화백의 개인전을 이곳에서 열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직시 불시에 이영미술관을 방문해 90이 넘은 노화가를 격려하고 통영 앞바다를 그린 대작 한편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사립미술관이 100개를 헤아리게 됐다. 박물관까지 합치면 국·공립의 몇 배에 달한다고 한다. 사립미술관과 박물관은 말 그대로 개인이 사재를 털어 만들고 운영한다. 이 미술관, 박물관들은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에 큰 몫을 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은 한계가 있는 법, 이들 사립 미술관, 박물관들의 운영 사정은 참으로 어렵기 이를 데 없다. 인건비와 관리비도 벅차다. 김이환 관장은 말한다. “이런 문화시설들이 우리 사회에 알게 모르게 기여하는 공로는 참으로 지대함에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시스템은 미미하다. 그에 앞서 사회 각계각층의 애정과 관심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라고.
미술관과 박물관은 인류학적, 역사적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이자,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을 읽을 수 있는 장소이다. 거기에 과거가 있고 현재가 있고 미래를 읽을 수 있는 코드가 있다. 따라서 문화 향수의 장이자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과 의미가 점차 증대되고 있다. 또 관광객 유입과 지역문화재, 관광자원과의 유기적인 연계성을 확보한다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직·간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따라서 사립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게 해서는 안 된다. 사립이기 때문에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굳은 생각은 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