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공평 청렴하고 백성을 사랑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은 관리는 관리가 아니다” 곧은 낚시로 유명한 중국의 재상 강태공망(姜太公望)이 한 말이다. 이 말에서 ‘관리’를 ‘경찰’로 바꾸면 경찰이야말로 공평하고 청렴해야 하는데 최근의 일부 경찰이 두 가지 덕목을 상실한데 그치지 않고 온갖 비리와 비위를 저지른 사례들이 드러나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엊그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16개 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금품 및 향응 수수 혐의로 징계받은 경찰관이 210명으로 총 수수액이 13억290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경기지방경찰청의 경우 지난해 11명이던 금품 수수비리가 올 현재 32명으로 3배나 늘어나고, 수수액만도 3억원이 넘어 1인당 수수액이 720만원에 달했다.
경기경찰청은 1100만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치안의 본산일 뿐만 아니라 이 나라 심장부의 치안을 담당하는 중요기관이기도 하다. 따라서 경기지방경찰청의 치안 역량은 전국 경찰의 치안력 평가의 척도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경기도민은 경기경찰의 치안에 무한한 신뢰를 가져왔고, 성원도 보냈다.그런데 국감에서 도민이 모르고 있었던 경기경찰의 추악한 일면이 드러났으니 도민으로서는 배신감과 함께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경기경찰청은 도민들을 바로 쳐다보기 어렵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16개 시·도지방경찰청의 업무 성과 평가에서 경기지방청이 전국에서 5위를 차지하고, 특히 국민이 가장 중시하는 청렴도 평가에서는 경기지방청이 7만7123점으로 전국에서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9만2877점을 받아 1위를 차지한 울산지방청과는 1만5754점이나 차이가 난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경찰관의 청렴과 공정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덕목이다. 경찰이 청렴을 외면하고 공정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 순간 그는 경찰관의 자격이 없다.
어쩌다 이런 일들이 생겼을까. 답은 명쾌하다. 조직과 개인의 정신 기강이 해이해진 탓이다. 권력에는 돈의 유혹이 따르게 마련이다. 때문에 관력을 행사하는 공직자는 범법자와 대결하기 이전에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는 용기와 결단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일부라고는 하지만 경기지방청 소속 경찰관들이 이 싸움에서 진 셈이니까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치안만족도 평가에서도 경기지방청은 전국 12위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경기경찰의 맹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