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돈 먹는 하마다. 구입 단계부터 뭉칫돈이 들어간다. 차는 연료를 먹지 않으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차고에 세워 놓아도 때가 되면 세금과 보험을 꼬박꼬박 내야 한다. 운전을 취미삼아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손수 운전을 하면서 겪어야 하는 심적, 육체적 고통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차를 운행하면서 뿜어내는 화석연료로 인해 기상이변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는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대략 1700만대의 자동차가 보급되어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 한 대 이상의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의 보급은 편리한 생활을 기대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교통혼잡과 교통사고, 차를 운행할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처리비용은 증가일로에 있다. 또한 주차시설 부족과 새로운 도로의 건설 등은 예산을 수반하는 일들이다.
자동차로 인해 빚어지는 문제점들을 어느정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카 셰어링’ 제도가 있다. ‘카 셰어링’은 말그대로 승용차를 공동소유하고 필요할 때마다 일정 요금을 내고 사용하는 일종의 ‘자동차 두레’에 해당한다. 미국은 이미 전 지역에서 시행될 정도로 활성화되었다. 이런 제도가 보편화된 이유는 ‘카 셰어링’ 자동차가 미국 대부분의 시내 곳곳에 위치하고 있고 양호한 상태의 다양한 차종을 이용할 수 있으며 한 시간 이상일 경우 30분 단위로 요금이 적용, 마음껏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 셰어링’이 국내에 첫 도입됐다. 군포YMCA와 군포의제21, 수원환경센터, 수원의제21 등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녹색희망 카셰어링’ 추진위원회는 지난 14일 발족식과 함께 협동조합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노재영 군포시장은 발기인대회 축사에서 “카셰어링은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며 차량유지비 감소, 주차문제 해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 2대와 스타렉스 1대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카셰어링은 등록비 10만원에 연회비 5만원, 예치금 10만원을 내고 회원에 가입하면 된다. ℓ당 휘발유 1천659원, 경유 1천45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아반떼의 경우 1시간당 4천원과 1㎞ 당 300원의 요금을 내고 사용한다. 녹색희망 카셰어링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각 차량의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군포YMCA가 지난 4∼6월 군포와 수원지역 60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29.9%가 카셰어링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이다. ‘카 셰어링’ 제도가 군포시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참여열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