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은 정조대왕 탄신 256돌을 맞는 날이다. 이에 따라 정조대왕 탄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열린다. 먼저 27일엔 수원 화령전에서 정조대왕 탄신다례 행사가 열리며 28일엔 경기도문화의 전당에서 탄신기념 국제학술세미나가 개최된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1800년 정조대왕의 서거 후 그분의 이름이 세상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한 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정조대왕과는 반대쪽에 서 있었다고 알려진 노론 벽파의 대표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학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은 바 있다. 이른바 ‘정조의 어찰정치’는 흥미를 모으기 충분한 것이었다.
이어 ‘정조독살설’에 대한 진위 논쟁이 뜨거웠는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상상력만의 ‘픽션’의 유행이 역사를 왜곡한 측면이 있다는 역사학자들의 목소리가 보다 높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무래도 이 문제는 역사학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얼마전에는 일본의 신임 총리가 “정조처럼 정치하겠다”고 말하면서 정조는 이제 국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정조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도 줄을 이었다. 영산대학교의 ‘홍재 정조의 사상과 경학’ 성균관대학교의 ‘새로 발굴한 정조 어찰의 종합적 검토’, 수원화성박물관의 ‘정조대의 정국동향과 정조어찰’ 등의 학술발표회가 그것이다.
오는 28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정조탄신 256돌 기념 국제학술발표회’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는 지금까지 횡적으로 외국에서 역할모델을 찾아왔던 관행에서 탈피해 이젠 종적으로 우리 역사에서 역할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고 한다. 특히 조선전기의 세종대왕과 함께 후기의 정조는 가장 배울 점이 많은 지도자라고 강조한다. 정조와 세종은 지식기반사회의 지도자 모델로서 깊이 연구할 필요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학자군주 정조의 역량과 균형 잡힌 국가경영은 지금 보아도 감탄스럽다고 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그 내용의 풍부함에서, 또 그야말로 ‘정조와 수원화성 연구자들은 거의 다 모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학자들이 한 자리에 함께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학술회의와 차별화된다. 우리는 이번 학술회의의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각 지역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어떻게 발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정조대왕이 이루고자 했던 ‘인인화락 호호부실(人人和樂 戶戶富實)’의 현대적 구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