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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 말없이 보듬다

인형극 ‘달래이야기’/24·25일 과천시민회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감정까지 표현
한국전쟁 소재로 일상의 가치 일깨워

 

성탄절에 우리 민족의 아픔을 되새기는 인형극 ‘달래이야기’가 과천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서 오는 24일 오후 5, 8시 25일 오후 3시, 6시 4차례 올려진다.

흔히 인형극을 연상하자면 배우나 성우들이 인형이란 소품을 빌려 동화(童話)같은 얘기를 자신의 음성으로 엮어나간다. 관객은 어린이들이고 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 아빠는 들러리다.

그러나 ‘어른들을 위한 동화’란 부제가 붙은 ‘달래이야기’는 기존 인형극과는 조금 다르다.

인형이래야 ‘달래’란 상징적 의미를 지닌 여자아이 하나이고 주제는 묵직하다.

민족비극이란 6.25 전쟁 속에 와해되는 한 가족을 과장 없이 담당히 풀어낸다.

집 마당에서 시작하는 오프닝은 극이 전개될수록 숨이 가빠오고 마지막 장면은 가슴 짠해 영화라면 엔딩 크레딧이 다 끝나도록 자리를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감동을 안긴다.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은 어느 농가 마당 한구석, 신혼인 아낙과 사내는 손 인형을 가지고 논다.

빨래는 바람에 너풀거리고 외양간 소는 게으른 하품을 하는 전형적인 농촌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들의 사이에 예쁜 딸아이가 탄생하고 이들 부부가 둥지를 튼 보금자리는 마냥 행복이 넘친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이 터지고 징집장을 받아든 사내는 전쟁터에 나가 싸우다 전사한다.

그 소식을 들은 아낙은 남편을 그리워하다 정신이상이 생겨 집을 뛰쳐나가고 방안에서 혼자 노는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홀로 잠이 든다.

‘예술무대 산’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써 관객에게 이데올로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사상과 이념의 가치 충돌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함이 무엇인지를 은연중에 일깨워준다.

또 연출가 조현산은 무거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면서 관객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여백에도 중점을 뒀다. 잠에서 깨어난 아이의 긴 흐느낌 하나만으로도 관객들은 연출자가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 수 있다. 손과 발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관절인형을 사용한 것은 일종의 실험이었다.

극중 내내 대사 한마디 하지 않는 배우들은 섬세한 연기로 인형에 표정과 감정을 실었다.

용선중이 연출한 조명은 정재환의 음악과 어울려 섬세함을 더하는 조미료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감동은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어느 비평가의 말이 생각나는 작품이다.

2008년 춘천인형극제에서 초연된 ‘달래이야기’는 축제를 관람한 프랑스 샤를르빌의 관계자로부터 “전쟁의 아픔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훌륭한 작품”이란 호평을 받아 정식 초청돼 공연하기도 했다. 전석 15,000원 (문의: 02-500-1200 www.gccs.or.kr/ti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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