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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우후죽순 늘어나는 스크린골프장 문제점 진단

문화부 권장 체육시설 2008년말 3천여개 100% 성장세
18홀 1게임 2만원선 성인 새로운 놀이문화 이용객 급증
주류판매·도우미 동원 밤샘 영업 공공연… ‘룸살롱’ 방불

벙커에 빠진 건전 레저… 퇴폐·변태 ‘미스 샷’

최근 들어 골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필드에 나가 운동을 하는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연습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하지만 일부 스크린 골프장은 도박장 및 변태적인 영업을 하고 있어 스크린 골프장 이용객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더구나 스크린골프장은 유흥주점 등 주류를 판매하는 업소와는 달리 체육시설로 관할 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돼 경찰의 주요 단속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또한 문화관광부의 권장사업이다 보니 단속도 일원화되지 않고 시설에 대한 행정처분도 약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지방으로 갈수록 지역사회 특성상 불법, 퇴폐 골프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편집자주>

 

스크린 골프장 현재 영업 실태

스크린 골프장의 불법 영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천시 상동에 위치한 B 스크린 골프장의 경우 손님이 들어가면 종업원이 술과 안주가 빼곡하게 적혀 있는 메뉴판을 건네준다. 1천500원짜리 캔 맥주는 3천원, 2만5천원짜리 양주는 9만원에 팔고 있었다. 여기에 도우미를 부르면 기본 팁 10만원을 추가해야 했다. 세트로 술판을 벌이면 20만원은 기본. 2차를 원하면 별도로 계산한다.

18홀 기준 1게임을 2만원선에서 즐길 수 있어 성인들의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노래방과 안마방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도우미들도 자연스럽게 스크린 골프장으로 흘러 들었다.

이용객 증가에 따라 스크린 골프장을 대형화하거나 3채널 스크린 등 첨단 설비로 경쟁력을 키우는 곳도 있지만 일부 이윤 추구에만 매달린 업자들이 손쉽게 선택한 것은 불법 퇴폐영업이었다.

이에 밤샘 영업을 하는 골프장도 수두룩하다. 와인바 등 고급 술집에 스크린 기계를 갖춰 놓은 스크린바도 유행이다.

회사원 정모(30)씨는 “회식을 한 뒤 2차로 노래방에 가는 대신 골프바로 가 술을 마시면서 내기도 할 수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술집에 당구대나 다트를 설치하는 것처럼 음식점 허가를 받아 스크린 골프 기계를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업소는 도우미를 두고 사실상 룸살롱식 영업을 하고 있어 문제다.

현재 룸살롱식 변칙 스크린 골프장은 아직 많지 않다. 그러나 스크린 골프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변칙 업소는 확산 추세다. 부천시 상동에 위치한 B스크린 골프장은 바로 옆에 음식점 영업 허가를 내서 변칙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3조 안전위생 기준에 따르면 체육시설내에서는 이용자가 항상 이용질서를 유지하게 해야 하며 해당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 음주 등으로 정상적인 이용이 곤란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음주자 등의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처럼 규정조차도 제한해야 한다고만 불분명하게 명시돼 있고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사실상 단속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스크린을 10여 대 설치한 대형 업소는 체육시설의 규모 제한 때문에 노래방으로 등록하는 일도 생긴다.

이에 대해 부천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입법취지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권장사업이고 신종업종이다. 이렇다 보니 단속을 하더라도 관련규정, 즉 처벌할 근거가 없어 실제로 경찰이 현장을 단속하지 않는 한 행정처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업소들이 여성 도우미를 고용해 변칙적으로 영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스크린골프장들은 체육시설로 돼 있어 유흥주점과 같은 단속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스크린골프장이 건전한 여가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여성 도우미가 나오는 스크린골프장을 중심으로 관련 시설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중화 되는 스크린 골프의 역사

부천시 관련 스크린 업계에 따르면, 스크린 골프장은 2002년 처음 도입돼 2006년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면서 2008년 말 현재 국내 스크린 골프장은 약 3천개다.(스크린 수로는 1만 개 정도) 업계 관계자는 “매년 100%씩 성장하고 있다”며 “지난해 3월 현재 스크린 골프방이 4천개를 넘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실제 골프장과 똑같은 화면을 보면서 필드와 같은 느낌으로 플레이 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더욱이 드라이빙 레이지와 달리 구질의 변화를 살펴 가면서 스윙을 할 수 있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또한 체육시설로 분류돼 개업이 쉽다 보니 지난해까지 전국적으로 등록된 스크린 골프장의 수는 줄잡아 4천곳을 훌쩍 넘었고, 미등록업소까지 합하면 8천개 이상일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요즘 나온 스크린 골프엔 세계 유명 골프장들이 3차원 영상으로 등장하고 거리도 비교적 정확해 인기를 끌고 있다. 라운드당 1인 2만5천원 정도로 실제 골프를 치는 것에 비해 10분의 1 정도로 저렴하다.

스크린 골프장 이용객 수는 하루 평균 20만명 정도로 실제 라운드를 하는 사람(약 3만명)에 비해 여섯 배나 된다. 회사원 박모(37)씨는 “날씨가 나쁜 날 스크린 골프장에 가 봤더니 실제 골프장 라운드가 취소돼 온 사람으로 예약이 완전히 찼더라”고 말했다.

스크린 골프 기계는 대당 3천만원 정도. 기계 네 개짜리 골프방을 차리려면 인테리어 비용까지 2억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몫 좋은 곳은 한 달 매출이 5천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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