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기도 포천시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 감염이 처음 확인된 뒤 8일 동안 3곳 농장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 질병 확산이 현실화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2일 침 흘림 등 구제역 증상을 보인 젖소를 진료한 수의사로부터 첫 신고를 받았으나 간이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자 별다른 조치 없이 수의사가 인근 지역 농장을 다니도록 하는 등 초동대처 미흡으로 결국 4곳 농장으로 구제역이 확산됐다.
추가 발병 3곳 농장은 청산면 첫 발생농가에서 3.5㎞, 650m, 950m 떨어진 곳으로 위험지역(반경 3㎞ 이내) 또는 경계지역(3~10㎞) 내에 있다. 이들 농장은 수의사와 접촉을 했거나 수의사 또는 첫 발병농가와 접촉한 축산인들에 의해 추가 감염이 이뤄졌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경기도 이진찬 농정국장은 “추가 감염이 확인된 농장은 첫 발생 농장과 모두 역학적으로 관계가 있어 예의주시하던 곳이었다”며 “예상에서 벗어난 곳은 없다”고 밝혔다.
포천의 구제역 확산은 초동대처가 안 돼 급속히 확산된 2002년 구제역 발생 상황과 몇 가지 닮은 점이 있다.
2002년 당시 5월 2일 안성 삼죽면에서 최초 발생한 뒤 다음날 20㎞ 떨어진 충북 진천에서 2차 발병이 이뤄졌으나 1주일 동안 추가 발생은 없었다. 그러나 1주일만인 10일부터 4일간 다시 경기 용인과 안성, 충북 진천지역 8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데 이어 18~19일 이틀간 4곳 농장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되는 등 6월 23일까지 52일간 모두 16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포천의 경우도 1차 발생 뒤 6일동안 잠잠하다 13일 2차 발생, 16일 3차, 4차 감염이 확인됐다.
2002년의 경우 도와 해당 시·군이 비상근무태세에 돌입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했다.
당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추가 발생지역이 1개 농장을 제외하면 최초 발생지에서 모두 10㎞ 이내 가까운 거리에 있고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점을 들어 공기에 의한 전파 가능성보다는 축산농가간 접촉을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수의사와 축산인들에 의해 추가 감염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는 포천 사례와 유사하다.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진 뒤 첫 발생 농가에서 가축이 반출된 점도 똑같다.
2002년 구제역이 첫 발생한 안성 농장은 방역당국이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의 이동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인근 농장에 돼지 1천400여마리가 출하됐다.
포천 첫 발생 농장도 지난해 8월부터 가축의 이동제한이 이뤄졌으나 이를 어기고 구제역 발생신고 직전과 직후에 모두 5곳 농장에 가축을 출하했다.
포천의 경우 2002년과는 달리 아직 광역 확산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여지는 남아 있다.
첫 발생 농장 젖소를 진료한 수의사가 지난 2일 간이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오자 7일 감염 판정 전까지 아무런 제한 조치 없이 무려 19곳 농장을 드나들었다.
이중 1곳에서는 지난 13일 2차 구제역이 발생했다. 방역대책본부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18곳 농장의 모든 가축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하기로 했지만, 이는 2차 추가 발생이 확인된 이후에 취해진 조치다.
18곳 가운데 가축의 이동제한 지역(반경 10㎞이내)에서 벗어난 농장이 2곳이나 포함돼 가축 반출 등을 통해 타 지역으로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졌을 우려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포천 외 지역으로 구제역이 확산하지 않도록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아직은 위험지역 내를 중심으로 추가 감염이 확인되고 있어 다행”이라며 “그러나 그 외 지역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될 경우 걷잡을 수 없어 인원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7가지 유형 가운데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 발생한 바 있는 A타입으로, 국내에서 2000년과 2002년에 발생한 O타입과는 다른 유형이어서 공항이나 항만 등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구제역의 조기 종식을 위해 범정부적으로 대처하기로 하고 국경검역 등을 위해 부처간 긴밀한 협조를 하기로 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 구제역이란?
포천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전파력이 매우 빠르고 경제 피해가 가장 커 A급 질병으로 분류됐지만 사람에게 옮겨지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구제역이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구제역에 걸린 짐승은 입술, 혀, 잇몸, 코, 발굽 사이 등에 물집이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 식욕이 저하돼 심하게 앓은 후 죽게되는 질병이다.
이에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는 해당 질병에 대해 전파력이 빠르고 국제교역상 경제피해가 매우 크다고 분류해 A급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해당 질병의 잠복기는 2일에서 14일 정도로 매우 짧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가 구제역에 감염되면 초기엔 체온상승, 식욕부진, 침울, 우유생산량의 급격한 감소 등이 나타난다. 또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침을 심하게 흘리고 혀와 잇몸 등에 물집이 생긴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돼지는 잘 걷지 못하고 절뚝거리거나 무릎으로 기어 다니게 된다..
한편, 구제역 바이러스는 강산(pH 6이하)이나 강알카리(pH 9이상) 조건에서 소멸되며, 56℃에서 30분 이상, 76℃이상에선 7초이상 고기를 요리하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파괴돼 인체엔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천 구제역 발생 일지>
▲1.16 : 2곳 농장서 500m 이내 젖소 농장 1곳과 사슴 농장 1곳 61마리 살처분. 구제역 발생 농장 4곳으로 증가.
▲2010.1.2 : 포천시 창수면 한아름농장 젖소 2마리 구제역 의심 신고, 간이키트 검사 ‘음성’.
▲1.7 : 오후 2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의심증세 11마리중 6마리 구제역 확진, 농식품부 가축질병 위기대응 주의(Yellow) 발령, 반경 500m 젖소.염소 등 우제류 가축 사육농장 4곳 324마리 살처분.
▲1.9 : 2일 한아름농장 방문한 수의사가 접촉한 포천시 신북면 계류리 축산농가 한우 간이키트 검사 ‘음성’ 판정. 계류리 축산농가는 한아름농장에서 3.5㎞ 거리.
▲1.13 : 오전 9시 계류리 같은 축산농가 한우 3마리 구제역 의심 신고, 의심축 신고 계류리 농장 포함 반경 500m내 한우·젖소·돼지 등 구제 동물 사육농가 6곳 1천482마리 살처분.
▲1.14 : 한아름 농장 젖소 진료 수의사가 1월 2~6일 방문한 19개 농장 젖소 등 1천174마리 살처분.
▲1.15 : 한아름 농장에서 각각 600m, 950m 떨어진 2곳 축산농장서 구제역 의심 소 신고 젖소 122마리 살처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