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가 시작되자마자 한 남자가 평행봉에 매달려 있다. 옆에 서 있는 사회자는 그를 “16년 동안 평행봉 위에서 생활해오신 ‘딱해’ 김병만 선생님”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평행봉 위에서 손도 발도 씻을 수 있고 머리도 감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사회자는 점점 더 어려운 행동을 요구한다. “겨드랑이는 어떻게 씻으세요?”, “옷은 어떻게 갈아입으세요?” 등.
김병만(35)은 요즘 보기 드물게 말보다 몸을 많이 써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슬랩스틱 개그맨이다. KBS ‘개그콘서트(개콘)’에서 ‘달인’ 코너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개콘’ 횟수로만 따져도 100회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말 KBS 연예대상은 그런 그를 2년 연속 대상 후보에 올리면서 그의 노력을 인정해줬다.
쇼와 웃음을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이 ‘달인’의 목표란다. 이를 위해 그는 평행봉에도 매달리고, 물구나무도 서고, 머리 위에 온갖 물건을 올려놓기도 한다.
김병만은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방송에서 보이는 화려한 액션을 즐기며 성룡과 장-클로드 반담의 팬이 됐고, 그 영향을 받아 태권도와 합기도, 쿵후와 격기도 등을 두루 거친 운동 마니아가 됐다.
그가 무대에서 하는 연기도 모두 그 운동이 바탕이 됐다. 어려워 보이는 묘기를 먼저 선보여야 하는 ‘달인’ 연기도 사실 몇 번만 연습해 몸에 익히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라고 한다.
대상을 못 타 아쉽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정말 대단한 선배들 사이에서 2년 연속으로 대상 후보가 됐다는 것 자체가 꿈 같았다”며 “나는 그저 심형래 선배님 같은 뛰어난 희극배우가 되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신의 개그 철학을 조용하게 그러나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이 왜 몸으로 웃기는 것만 고집하느냐고 묻지만, 저는 그게 좋아서 하는 거예요. 무대에서 즐겨야 관객도 즐기는 거잖아요.”
그는 희극배우의 꿈을 키우며 찰리 채플린의 영화와 주성치의 영화를 모두 섭렵했다. 하도 많이 봐서 작품 내용과 제목이 뒤섞이며 헷갈릴 정도다. 그는 “‘달인’ 코너도 채플린과 주성치처럼 엉뚱한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작한 ‘풀옵션’ 코너도 선배들이 소품이 되고 후배들이 연기하는 코너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그가 낸 아이디어다.
하지만,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천연덕스럽게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이는 모습과 달리 그의 성격은 무척 내성적이다. ‘무대 울렁증’으로 고생도 많이 했다. 대학로에서 정극 연기 경력을 쌓지 않았다면 아마 못 견뎠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요즘 ‘다함께 차차차’에서 감초 연기를 맡고 있는가 하면, 영화 ‘서유기’도 기획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뛰어난 희극배우가 되고 싶은 그의 계속되는 도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