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지난 해 7월 선진경마 경험을 위해 미국 매릴랜드주 로렐 경마장으로 훌쩍 떠났던 유승완(25) 기수가 최근 돌아왔다.
5개월여 간에 걸친 타국생활로 약간 여윈 듯 했으나 밝게 웃는 모습은 건강미가 넘쳤다.
지난 주 서울경마공원에 복귀한 유 기수는 토요일 4차례 출전, 입상 없이 4착 1회로 저조했지만 이튿날은 준우승 1회 3착 1회로 차츰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국 연수기간 가장 큰 불편은 ‘의사소통’이라고 했다.
한국마사회와 농식품부의 특별적립금 사업으로 왕복항공료, 체제비 등을 지원받았으나 자부담인 ‘통역가이드’ 비용이 만만치 않아 3개월 채용을 한 달로 단축했기 때문이다.
콩글리시에 손짓 발짓 섞어가며 현지인들과 소통하려 했지만 언제나 ‘why’라는 답만 들었다.
그러나 그의 성실한 자세에 현지인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서로가 가슴으로 대화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 같은 일원으로 받아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생겨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유 기수는 다소 긴 체류 기간에 비해 출전횟수는 6회에 그쳤고 3착만 2번 했다.
그로선 기승횟수가 적은 것이 불만이나 그렇다고 아까운 시간을 축낸 것은 아니었다.
“기본 기승술이나 말을 다루는 동작 등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차이는 분명 있었다”는 말로 소중한 체험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는 “미국에서 습득한 선진 기승술을 국내경주마들이 경험하지 못한 탓에 접목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에 잘 맞도록 가다듬는 게 나의 몫”이라고 했다.
마방 식구 중 현지 연습 기수였던 라몬과의 만남은 앞으로 그가 걸어가야 할 경마인생에 큰 보탬이 되었다.
라몬은 미국 경마의 특성과 적절한 조교방법, 기수 체력관리법 등 노하우를 전수해준 든든한 조력자였다.
한국과 미국경마의 차이점에 대해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멘트를 더 부탁하자 미국 경주마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사람과 함께 생활해 인마순치가 잘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말하자면 사람이 아닌 말이 중심이란 얘기로 한 가족 같은 끈끈한 정으로 맺어져 있어 새벽조교 때 기수가 낙마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또 한국과는 달리 조교인력이 넉넉해 출전마필의 회복을 원활히 하는 점도 부러워했다.
그는 “관람 장소와 마방 등 기본 인프라는 우리가 훨씬 낫다”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