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수원시가 단행한 인사이동이 공직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민선 4기 사실상의 마지막 인사라는 점에서 공직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는 20일 단행하는 255명(승진 64명, 전보 191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사를 앞둔 지난 14일 사상 유례없이 인사위원회가 끝난 즉시 사전 예고자료를 통해 승진 대상자를 발표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학연·지연에 얽매인 코드인사, 이번 인사에서도 어김없이 고배를 마신 토목.농업직 주사(6급)들의 푸념은 어김없이 터져 나왔다.
◆ 새해 첫 고위직 인사 단행 홍역
수원시가 단행한 새해 첫 서기관급 전보인사가 징계성으로 이뤄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한 때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오는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시장 출마 설이 제기됐던 전 K모 팔달구청과 L모 영통구청장이 이례적으로 좌천성 인사(?) 내지는 전보 조치됐기 때문이다.
팔달·권선구청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지낸 K 팔달구청장은 이번 인사에서 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으로 파견되면서 사실상 좌천 됐으며, L 영통구청장는 시장 장학생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선배 공직자를 제치고 본청 국장에서 표 밭으로 일컫는 영통구청장으로 발령된 지 불과 1여년 만 팔달구청으로 보직을 옮겼다.
◆ 수원시, 이례적으로 승진 대상자 사전 고시
수원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인사위원회를 열고 승진 예정자 42명을 확정하고, 사전 예고자료를 통해 즉각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상 유례 없는 조치다. 시는 인사청탁 등을 배제해 투명한 인사 체계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인사 단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구설수에 대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로도 해석되고 있다.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사무관(5급) 5명(행정 4명, 보건 1명), 주사(6급) 14명 등 모두 42명에 대한 승진자를 확정했다.
특히 총무과 L모 계장, 체육진흥과 L모 계장 등 2명과 승진 인사에서 밀려왔던 SS고 출신 문화관광과 L계장, 하수관리과 L계장 등 4명이 사무관 승진자로 확정했다.
기존 경기도와의 인사 교류에서 구청장 요원에서 국장 요원으로 교류 체계를 변경하면서 L모 총무국장을 권선구청장으로 임명, 공석이던 국장 직무대리에는 자치행정과 Y모 과장을 내정했다.
◆ 김 시장, 시의원 재직시절 洞 인사 대거 등용
최근 인사에서 김용서 시장이 매교동을 지역구로 두고 시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매교동주민센터(당시 매교동사무소)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대거 등용한 것이 불거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는 6월 선거를 인식하고 자신의 최측근을 핵심에 두루 등용한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김 시장이 매교동에 지역구를 두고 시의원으로 재직할 시절 매교동주민센터에 근무했던 사무장 등이 최근 인사에서 잇따라 승진했다.
지난 인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한 자치행정과 S팀장을 비롯, 이번 인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한 L모 인사팀장 등이 그들이다.
현 H모 체육청소년과장도 매교동주민센터 출신이다.
특히 Y모 자치행정과장을 국장 직무대리로 임명하면서 이 자리를 당시 매교동주민센터에 근무했던 L모 회계과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의 최측근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핵심 부서인 자치행정과장직에는 당초 P모 비서실장을 임명하려 했지만 마땅한 인사를 택하지 못해 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 기술직·농업직 등은 여전히 배타적
이번 인사에서도 승진 대상에서 밀려난 토목·농업직 공직자들의 한숨은 어김없이 터져 나왔다.
행정직을 제외하고는 명예퇴직, 조직 정비 등 인사 요인이 발생하지 않은 탓이지만 매번 승진 인사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이들 직급의 볼멘소리는 여전했다.
공직생활 30여년째인 토목직의 A모 팀장. 같은 직급에서 최고참인 그는 승진 배수 안에는 매번 들지만 인사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통에 항상 승진 인사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시청내에서도 최고참 공무원인 B모 팀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후배 공무원이 먼저 승진하는 바람에 명예퇴직에 따른 승진은 꿈도 못꾸고 있다.
그렇다고 조직 개편에 따른 인사 요인이 발생한 가능성은 기약도 없다.
그는 “행정직의 인사 적체도 심각하지만 토목직 등의 인사적체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사가 펴지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