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해를 빛낸 최고의 화제작 ‘너무 놀라지 마라’가 오는 5·6일 양일간 의정부예술의전당(사장 이진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골목길의 ‘너무 놀라지 마라’는 제46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박근형), 여자연기상(장영남)과 2009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작품상과 여자연기상(장영남), 신인남자연기상(김주완)을 수상했던 작품.
또한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도 선정되는 등 작년 한 해 동안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부산연극제 등 각종 문화예술제에 초청돼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말만 남긴 채 화장실에서 목매달아 자살하는 아버지, 영화감독을 꿈꾸는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남편, 생활고에 시달리다 노래방 도우미로 나서는 아내, 어머니의 가출 후 외출을 하지 않고 만성변비에 시달리는 시동생 등 결코 정상적인 가족으로 보이지 않는 이 구성원들은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각각의 인물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대표한다.
인물이나 사건 구성에 있어서 지나치게 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일상과 현실을 주제로 우리의 삶을 날카롭게 표현해내는 박근형의 탁월한 연출은 극의 한 가운데에서 자아의 모습과 더불어 우리의 지난 과거와 가슴 아프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우리 주변의 누군가의 집인 것처럼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무대와 소품들은 이 비참한 가족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표현한 무대연출은 관객들을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배우들의 열연은 다소 어수선한 극의 분위기를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무게감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장영남은 예쁘기를 포기한 촌스러운 모습으로 괴로운 현실을 살아가는 아내의 모습을, 남편역의 김영필은 섬뜩할 만큼 잔인한 연기를 선보였다.
김주완은 탁월한 감정연기로 절망과 증오로 가득찬 시동생역을 충분히 표현해냈다.
의정부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 연극은 세태를 풍자하는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는 극 중 분위기를 적절히 가미되는 코믹한 상황들로 관객들의 폭소를 유도해내기도 한다”며 “시원하게 한바탕 웃다보면 연극이 어떻게 끝나는 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첫날 11시 공연은 2009년 매 공연마다 객석점유율 100%를 기록한 모닝연극시리즈의 올해 첫 공연으로 진행돼 오전시간 활용이 용이한 관객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