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한파로 나라 전체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강·절도, 사기 등 생계형 범죄의 빈발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경기침체가 사회안전망의 붕괴로 이어져 취약계층인 저소득 서민층 또는 학생층이 대거 범죄자화할 우려가 농후하여 치안질서를 책임지고 있는 경찰로서는 민생침해범죄 예방을 위해 특별방범활동을 전개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일선 치안현장에 근무하고 있는 필자도 최근 실직 등의 여파로 범죄행위에까지 이른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엄연히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법질서를 어긴 사람들인 만큼 그들을 의법 조치 하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뭔가 소통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범죄자들이 피해자의 물질적·정신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자신의 행위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고려할 수 있다면 범죄라는 극단적 선택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피해자들도 죄를 지은 사람들을 단순 범법자로 치부하기 이전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옛말처럼 그들의 절박한 처지를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사회 전체가 조금씩 고통을 나누고 어려운 시기를 더불어 헤쳐 나가는 아량과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지금의 이 위기는 오히려 사회통합을 이루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혼란할수록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나누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모습 속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고 세상의 희망을 찾을 수도 있다.
날이 갈수록 인심이 팍팍해지고 경찰을 찾는 곳도 늘어만 가는 요즘, 더욱 활발히 소통하는 우리 사회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현장으로 달려가기 위해 구두끈을 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