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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누가 석고상에 손을 댔나

머리 잘린 조각상 ‘살인 예고장’… 미스터리 추리 소설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노리즈키 린타로 글|최고은 옮김
비채|552쪽|1만4500원

공정한 게임, 흡인력 있는 구성의 노리즈키 린타로의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가 ‘도시 전설 퍼즐’ 이후 근 10면 만에 발표됐다.

라이프 캐스팅. 즉, 살아있는 몸에 직접 석고를 발라 본 뜬 조각을 만드는 조각가 가와시마 이사쿠.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조용히 은거하던 그가 10년 만에 친딸 에치카를 모델로 한 석고상을 선보인다. 문화계가 온통 들썩이는 가운데, 작품을 공개하기 직전 조각가는 병이 악화돼 세상을 뜨게된다. 게다가 석고상의 머리 부분이 깨끗하게 잘려 도난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고, 이는 조각상의 모델인 에치카에 대한 살인 예고장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와시마 이사쿠의 동생 가와시마 아쓰시는 알고 지내던 추리작가이자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하지만 사건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에치카마저 실종되고 마는데, 기괴한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는 미스터리를 풀고 잘린 머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은 미스터리의 스타일을 한껏 살린 작품으로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는 기존의 초인적인 탐정들과 달리, 자세를 낮추고 독자와 시선을 맞춘다. 지금까지의 추리소설을 읽으며 늘 고도의 두뇌 게임에서 소외돼 있던 독자는 똑같이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움직이는 작중 인물에게 더욱 깊이 몰입될 수 있다. 복잡한 퍼즐이 서서히 풀려나가는 재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교묘하게 작품 곳곳에 복선을 준비해뒀고, 탐정의 행보 또한 최대한 상세하게 묘사했다. 곳곳에 숨겨놓은 복선이 차례차례 한데 모이고 마침내 진상에 다다르게 되는 미스터리 본연의 맛을 독자는 작품을 읽으며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는 작품 속 주인공에게 자신의 이름을 붙여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작가=주인공=탐정’이라는 등식은 추리소설의 거장 엘러리 퀸의 방법론과도 같다. 엘러리 퀸의 전매특허라고도 할 수 있는 ‘독자에의 도전’이 말해주듯, 제시된 모든 증거를 모으고 용의자를 소거하다보면 결국, 범인을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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