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마도 요즘 같은 때에는 외국으로 두 달 정도 휴가라도 다녀왔음 좋겠어요”
도내 일선 지자체 산하 동주민센터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검찰과 경찰 사정의 칼날이 일선 공무원들에게 향하면서 위축돼 있는데다 빠듯한 민원 업무 속에서 최근에는 적십자 회비 모금 실적이 부진한 동 주민센터에 납부 압력까지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A시 산하 한 동주민센터에 근무하는 B모 동장. 그는 최근 적십자 회비 모금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금 실적이 타 동주민센터 보다 부진해 하루가 멀다하고 본청으로 부터 회비 독촉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회비 모금 실적이 저조하면 인사 고가에도 반영되는데다 인사권자의 눈밖에도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민원 업무도 벅찬데다 적십자 회비 모금까지 신경써야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요즘 같은 때면 두 달정도 외국으로 휴가라도 갔다 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푸념했다.
C시 산하 동주민센터 D모 동장 역시 본청으로 부터 적십자 모금 독촉을 받고 회비 납부를 독려하기 위해 관할 구역내 세대를 일일이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혹시 모를 오해를 살까 언행에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D동장은 “요즘 검·경이 선거사범과 토착 비리 등 공무원들의 예의 주시하고 있어 민원인을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 조차 부담스럽다”며 “오해할 만한 일은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도내 일선 지자체 산하 동주민센터가 적십자 회비 모금과 지방선거, 빠듯한 민원 업무 등으로 인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평상시 소화해야 하는 업무에 선거 때면 업무 부담이 많아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8일 적십자 모금 회비 종료일을 앞두고 현재까지 모금액은 의정부시가 지난해에 비해 9.5% 감소했고, 수원시가 8.5%, 포천시가 3.6% 등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