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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건강인의 식습관

‘매일 먹는 음식’이 보약
‘규칙적인 소식’ 장수 비결

 

한의학에서는 병이 생긴 다음에 손쓰기 보다는 우리의 생활 가운데 적절한 예방활동을 통하여 질병없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게 기본정신이다.

이러한 한의학에서는 병을 볼 때도 겉으로 보여지는 병의 증상은 천 가지 만 가지가 되겠지만 그 생겨난 원인에 따라 크게 나누어 보면, 내 몸 안에서 원인이 되어 생겨난 병(內因), 몸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원인에 의해 생겨난 병(外因), 오늘날의 교통사고와 같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원인 즉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삐끗하면서 생겨난 병(不內外因) 등의 3가지로 분류한다.

그 중에서 오래되고 쉽게 조절되지 않는 많은 병들이 직접적으로 음식물 섭취와 저장에 관계되거나 식습관과 관련된 경우가 특히 많다고 하여,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음식물에 대한 조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의 예로 일백세 이상 사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들이 있는데, 이 분들은 도대체 어떤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계셔서 그토록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시는지에 대해서 연구자들이나 일반인 모두 관심이 높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먹거리였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래서 세계의 장수지역이라고 하는 오끼나와, 나가노, 훈자, 코카서스, 빌카밤바 등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조사하기도 했지만 주식으로 밀을 먹는 지역과 쌀을 먹는 지역, 육류를 많이 먹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과일을 많이 먹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포도주를 먹는 지역과 증류주를 먹는 지역, 우유를 많이 먹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등등. 먹거리를 통한 장수요인 분석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굳이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채소류의 섭취량이 많다는 정도였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백세 장수인들이 많이 분포하는 지역이 중소도시·산간·어촌 등에 고루 분포되어 있고 점차 중산간 지방으로 장수 지역이 이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나 지역마다 장수인들의 전통적 기호식품이 상당히 다르고 생활환경과 개개인의 특성들이 다 달라서 먹거리에 대한 공통점을 찾기란 매우 어려웠다고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박상철 소장은 보고하고 있다. 다만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할 것 없이 우리나라 백세 장수인의 먹거리에서 가장 공통적인 것은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의 발효식품의 섭취가 많다는 것이다.

일백세가 되신 어느 분이 하시는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무얼, 어떻게 드셨기에 이렇게 오래 건강하세요?’ 했을 때, ‘글쎄, 난 잘 모르겠고, 그냥 막 살았어. 그저 소식하는 정도이지 뭐 없어. 막 살았어’ 하시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그 분들의 일상생활을 보면 너무도 평범해서 그저 우리 아버지 어머니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어떤 특별한 것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실망감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백세 장수인들의 식생활 조사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발견한 게 있으니 바로 식습관의 규칙성이다.

우리나라 백세 장수인의 식생활조사에서도, 대부분의 백세인들이 하루 세끼를 정확하게 각자 정해진 시간에 거의 평생을 똑같이 지키며 섭취해왔음을 알 수 있다. 대개는 며느리들이지만 백세인을 모시고 사는 가족들에게 백세인의 특성을 물으면 거의 이구동성으로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거론한다.

그런데 식사 시간만 규칙적인 것이 아니고 식사의 패턴 또한 매우 규칙적이라는 점이다. 식사량이야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각 개개인에 있어서는 거의 일정하다는 것이다. 조사자들이 2년을 주기로 방문 조사를 해 본 결과 역시 2년이 지났는데도 드시는 양이나 음식물의 패턴이 거의 그대로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규칙적인 식생활을 통하여 장수인들이 생체의 리듬을 유지하고 그 결과 항상 본인에게 최적의 생체 환경을 지켜나갈 수 있었으리라 본다. 이러한 삶을 통하여 장수인들은 각종 노인성·퇴행성 질환에 걸리지 않고 항상 건강하게 살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 웰빙바람이 불면서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 이것을 먹으면 어떻고, 저렇게만 하면 어떻다고 하면서 모든 병은 일시에 해결되고 백세 장수가 보장되는 것처럼 일반인들에게 믿게 하고 알려지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그러나 건강하게 장수에 이르는 과정으로 식생활의 경우엔 어떤 특정하고 특별한 재료가 따로 정해져 있거나 또 이상하고 신기하게 요리하는 것이 아닌 너무도 간단명료한 진리인 ‘규칙적인 식생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소중함을 백세인들이 몸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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