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만 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고 정부가 앞장서서 저출산을 강요하다시피 했다. 둘 이상을 낳으면 야만인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이젠 다시 정부에서 거꾸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OECD 국가들은 결혼을 늦게 하고, 첫 아이를 출산하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녀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직장을 갖는 경우가 많아 자녀 보다는 재산 형성이나 취미, 직업 등 다른 가치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원인은 자녀 교육비용 부담, 노후보장 기대 감소, 결혼연령 상승,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 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자녀의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저출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려면 여성의 아기 양육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다시 말해서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즉 영유아 보육, 교육에 대한 재정투자 비율을 높이고 육아비용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 또 지원을 하려면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액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옳다.
이런 면에서 경원대학교가 출산장려 실천운동을 위해 신입생 다자녀 장학금제도를 신설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경원대는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해 인구증가가 절대적임에도 불구하고 인구감소가 현실화됨에 따라 이를 실질적으로 극복해 나가기 위해 다자녀 장학금제인 ‘가천다자녀 장학금’을 신설했다고 한다.(본보 17일자 18면) 특히 이 장학금은 산부인과 의사인 이길여 총장이 받는 각종 급여를 모아 마련된 것이라고 해 더욱 귀하다. 장학금은 넷째 자녀 이후는 입학금과 등록금 전액인 500만원~600만원까지 지급되고 세째인 경우는 100만원씩이 지급한다고 한다.
지급 방식도 이색적이다. 학생에게 직접 주지 않고 부모를 초청해 격려하면서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16일 셋째 이상 다자녀 학부모 100명을 초청해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이길여 총장의 “지난해 가임여성 출생아가 평균 1.19명으로 OECD 평균인 1.64명에도 미치지 못하며 오는 2019년을 기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국가의 미래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다자녀 가정을 돕기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말에 100% 공감하면서 이 총장의 쉽지 않았을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