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국적과 인종을 가릴 것 없이 동일하다. 다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며 문화와 전통의 차이 때문에 먹는 것, 입는 것, 쓰는 것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젊은 청소년들은 앉아 있기보다 서서 놀거나 뛰어 다니기를 좋아하지만 노인들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기를 좋아한다.
젊은이들은 집안보다 밖으로 나돌기를 좋아하고, 노인들은 죽은 듯이 집안에 있는 것을 즐겨한다. 노인들이 집안에 있는 데는 그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갈 곳이 마땅치 않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방바닥이나 땅바닥에 앉거나 의자에 앉는다. 눕는 것도 동양권은 방바닥이 많지만 서양인은 침대를 선호한다. 보통사람이 앉는 의자는 몸을 편안하게 의지하는 가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이 각목으로 만들었던 쇠가죽으로 만든 소파이던 그냥 의자일 뿐이다.
그러나 권력자가 앉는 의자는 권좌(權座)라 하고, 왕이 있는 의자는 왕좌(王座) 또는 옥좌(玉座)라고 한다. 교황의 자리는 성바드로좌라고 부른다.
의자는 웅크리고 앉는데 실증을 느낀 인간이 개발했다. 의자가 인간의 부가물 구실을 하면서 의자 부위의 명칭도 신체 부위에 맞춰 팔걸이·다리·밑받침·등받이·앉는 자리 등으로 세분화됐다.
루이 14세와 15세 때 의자는 화려했고, 고전 부활기에는 고상했으며 빅토리아 시대에는 풍성했다. 20세기에는 실용에 더해 심미적 경향이 추가되고 인체 과학적 요소가 가미됐다.
의자에 나무 대신 강관(鋼管)을 처음 쓴 사람은 바우하우스 건축조형학교의 마르셀 보로였다.
머지 않아 6월이면 의자 다툼이 벌어진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만 빼고는 몽땅 새로 뽑는다. 원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권력이 국민에게 있어야 마땅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선거에서 이겨 금이던 은이던 배지를 달고 나면 안면 몰수하는 것이 우리나라 선출직들이다. 그러나 그 자리가 영원할 수는 없다. 권좌는 몰락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