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자동화된 시대, 인간의 노동이 하찮아진 시대, 돈이 곧 권력인 시대에 인간의 고귀함을 탐구하고자 나선 주정뱅이 백만장자 로즈워터의 유쾌한 모험담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는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커트 보네거트 작가의 소설이다.
보네거트의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가득하고 무엇보다도 작가 특유의 인간미가 짙게 배어 있는 이 작품은 전쟁 얘기를 전면으로 다루지 않는다. SF적 요소도 거의 없다.
보네거트는 반전 작가라는 SF소설가라는 명함을 잠시 넣어두고 새로운 탐색에 나선다. 바로 미국 자본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부를 집중시키고, 빈곤한 소외계층을 대규모로 양산해왔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소재는 바로 ‘돈’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부와 가난, 보수주의와 박애주의, 돈과 노동과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네거트는 남북전쟁을 기점으로 어떻게 미국 사회에 계급제도가 고착화됐고, 그것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어왔는가를 유쾌한 어법으로 풀어나가면서 동시에 엘리엇이라는 독특한 인물을 통해 휴머니즘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다.
돈의 흐름에 따라 전 세계인의 삶이 휘청거리고 부의 불평등한 분배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보네거트의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