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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무상급식, 선거후 논의가 맞다

 

학교 무상급식이 6.2 지방선거를 가름할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선거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근 고양 덕양선관위는 고양급식연대와 고양시민단체연대회의에 공문을 보내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쟁이 지방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무상급식에 찬성·반대하는 홍보물을 배부하거나 거리에서 서명을 받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통보했다.

선관위는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금지하는 법적 근거로 선거법 제93조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제107조 ‘서명·날인운동의 금지’ 조항을 들었다. 선관위는 이들 단체들의 무상급식 홍보 및 서명운동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이들 단체들의 홍보물 배부와 서명운동을 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고양 덕양선관위는 일부 진보언론과 야당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야권은 한나라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며 6월 지방선거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상급식이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자 선관위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학생의 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민들의 정당한 활동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시민운동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6.2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경기도지사 후보 및 기초자치단체장 및 도교육감 후보들이 앞다퉈 학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이 사안이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무상급식과 관련한 논란은 진보 성향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4월 교육감 선거에서 3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해 당선되면서 촉발됐다.

도교육청은 두번에 걸쳐 무상급식 예산을 도의회에 상정했으나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모두 삭감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도교육청이 추경예산안에 편성한 무상급식 예산이 18일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심의에서 또다시 전액 삭감되면서 진보진영 김상곤 교육감의 도교육청과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한 도의회의 무상급식 공방이 재연됐다.

삭감안이 예결특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향후 무상급식 예산 심의.의결권은 6월 지방선거 이후 구성될 차기 도의회로 넘어가지만 선거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상태에서 치열한 장외공방이 예상된다.

현재 무상급식은 저소득층 자녀와 차상위 저소득층 자녀들에 한해서 실시하고 있다. 약 13%에 달하는 학생들이 무상급식을 지원 받고 있는데 이것을 모든 학생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논리다. 현재까지는 야당이 내세운 학교무상급식 전면실시가 국민 대다수인 약 80~90%의 지지를 받으며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학교무상급식 전면 실시 요구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초·중학교 교육이 헌법상 규정된 의무교육인 만큼 그 연장 선상에서 급식 또한 무상급식이 아니라 국가가 담당해야 할 의무급식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면 실시를 주장하는 쪽의 논리다.

반면 고교생을 뺀 초·중생 무상급식에만도 연간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전면 무상급식 주장은 표만 노린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일 뿐이라는 반론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한나라당은 저소득층 초.중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과 보육료 지원 방침을 발표하면서 여야간 공방이 촉발됐다. 한나라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을 줄일 획기적 조치로 평가한 반면 야당은 차별적인 선거용 생색내기 정책이라고 혹평하면서 무상급식 논쟁은 진원지 경기도를 넘어 전국적인 선거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초·중등학교 무상급식을 당론으로 확정, 최우선 교육 공약으로 내세우며 무상급식 이슈를 전면에 띄웠다.

민주당 김진표·이종걸 의원과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 야당 경기지사 출마자들은 일찌감치 무상급식 정책 지원 견해를 밝힌 상태이고, 야당의 선거연합 논의기구인 ‘야5당 협상회의’ 산하 정책연합위도 최근 정책연합 합의문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전면 무상급식 공약은 ‘대안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유층 자녀에게까지 급식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은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또 한정된 지방교육재정을 무상급식에 투입하면 그만큼 학교의 노후시설 교체나 도서구입비 등 타 분야에 대한 투자가 줄어 교육이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한다.밥을 무료로 주겠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다분히 표를 의식해 무상급식을 강조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지방자치가 무상급식에 함몰되어 가는 형국이다. 여야 모두 무상급식은 선거후에 논의해 답을 도출해 내는 것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