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 물

이창식 주필

엊그제가 ‘세계 물의 날’이었다.

우리 정부도 서울 성동구 서울 숲에서 정운찬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가졌다. 물을 아껴쓰고 잘 관리해야만 물 부족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자리였다.

유엔은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지정했다. 이는 연평균 강수량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이 셈법이라면 물 부족 국가가 맞다.

세계 인구 가운데 9억명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한다. 실제로 최극빈국으로 알려진 미얀마나 캄보디아의 농촌에선 웅덩이 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아니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물은 산과 함께 환경의 양대 기둥이다.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곳에 사람이 살고 마을이 형성됐다 해서 배산임수(背山臨水)라 했다. 이 경우 산과 물은 풍요로운 생산성 또는 영원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지금은 제사 때 제주를 올리지만 옛날에는 현수(玄水)라 하여 깨끗한 맹물을 올렸다. 가정에서 가족을 위한 고사나 비념(祝願)을 할 때 맨 먼저 하는 일이 목욕 재계와 정화수 떠놓기였다. 목욕 제계는 물의 정화력을 빌려 신과 교응할 수 있는 자질 또는 심신 상태를 갖추고자 함인데 시제나 동제 때도 필수적이다. 정화수 떠놓기는 심신을 맑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고 그 정화수는 정화된 영혼과 마음을 상징했다. 물이 맑듯이 마음도 맑고, 맑은 물에 맑은 마음이 비치듯이 친지신명에게 성심이 비쳐지리라고 믿었다. 물에 대한 별칭 가운데 옥액(玉液)이 있다. 감로수라고도 하는 이것은 신이나 신선이 마시는 성스러운 물로서, 하늘에서 지상의 꽃에 내려진 것이다. 물은 음을 상징한다. “양인 불은 위를 태우고 음인 물은 아래를 적신다” 했고, 물은 약하고 유하나 끈질기다 하여 ‘약극강 연극강(弱剋强軟剋剛)’의 이치를 여자에 비유했다.

정부는 물 부족과 수해방지를 위해 4대강 정비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야당과 환경단체는 반대한다.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지금이야말로 물 부족에 대비할 때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