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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의 문제점과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눈높이수업 강화 자기주도력 신장 미래교육 지름길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아지며 사교육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교육양극화와 지역 및 계층 간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다. 이 가운데 정부에선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마련하고 학교 자율화 확대, 고교 교육 선진화, 과목별 중점학교 확대 등을 시행해왔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에선 ‘사교육 없는 학교’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공교육 내실화를 이뤄가고 있다. 이에 본보는 경기도내 사교육 현황과 문제점을 알아보고 도교육청의 ‘사교육 없는 학교’ 프로젝트를 비롯 미래교육의 방향을 전망해 본다.

 

 


▲ 경기도내 사교육 현황

학생들의 학력평가가 일시적인 지필평가 위주로 이뤄지며 정기고사를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이 팽창,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학생간, 학부모들간 경쟁적인 양상으로까지 변모해 사교육시장이 거대해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 시도별 학생 월평균 사교육 참여율은 서울(88.8%)에 이어 경기도가 77.4%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89.2%, 중학생 76.4%, 고등학생 55.8%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사교육비는 26만9천원으로 타 시도의 20만원 안팎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고 있다.

경기도학원연합회 관계자는 “도내 사교육 현황에선 학원이 50% 안팎을 이루며 그 외 과외(20~30%)와 학습지 수업이 나머지 비중을 이루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양, 부천, 성남 등 도내 대도시 등지에선 오피스텔 과외가 성행하며 사교육시장을 흔들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 사교육 팽창에 따른 문제점

경기도내 사교육 비중이 높아지며 교육의 수혜 측면에서 양극화가 일어나는 것은 물론 학교교육이 왜곡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38·여·파주)씨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학교 영어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학원을 보내고 있다”며 “학교에선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수업을 받은 것으로 전제하고 기본개념을 건너뛰고 수업한다”고 말했다.

사교육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눈높이를 한 단계 높여 수업하고 자연스레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발생하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학력문제를 사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결과 사교육비는 증가하고 가계경제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며 공교육의 의미가 퇴색될 위기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정진강 정책실장은 “학원과 과외를 통해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으며 학교에서의 공교육이 보조축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사교육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교육적인 왜곡현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사교육에 따른 문제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축소와 학습 부담 증가를 제기했다. 그는 “학원과 과외를 통해 일방적인 수업을 듣다보면 학생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 평가하는 방식을 잃어버리고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거 지적했다.

▲ 경기도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 추진 현황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사교육비 경감 대책팀을 구성해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을 전담해왔다.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90개 학교(초교 36개, 중교 24개, 고교 30개)는 지난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도교육청은 90개 학교에 대해 각각 1억3천여만원의 예산을 지원, 인턴교사 배치, 운영 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갔다.

이 사업을 위해 도교육청은 연수를 통한 역량 강화, 지원 체제 구축 운영, 컨설팅 및 평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단위학교의 프로그램 운영에선 학교별 실태 분석 및 운영 계획 수립, 정규수업 내실화 방안, 방과후학교 활성화 대책, 학습보조인턴교사 운영, 외부 전문강사 초청, 프로젝트 학습 운영 등이 주요하게 추진되고 있다.

▲ 공교육이 살아 있는 학교의 미래

경기도내 ‘사교육 없는 학교’들이 사교육비 및 참여율 감소의 성과를 내며 일대 도약하고 있다. 수원 망포고등학교의 경우 자기주도학습 능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습관을 변화시키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교육개발원의 조사 결과 이 학교는 지난해 학생 1인당 36만1천600원의 사교육비에서 올해 초 25만2천500원으로 절감시켰다. 또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 비율을 83.5%에서 57.8%로 대폭 낮췄다. 유광선 교장은 “교사들이 본 수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준별 학습을 실시하며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키고 있다”며 “아이들의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망포고뿐만 아니라 부천북고, 여주제일중, 광명 소하중, 시흥 은계중 등 대부분의 ‘사교육 없는 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주제일중 이석낙 교감은 “수준별 이동식 수업과 방과후 교과심화학습반 등 학교에서 아이들의 학력신장을 집중적으로 지도한다면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으로 공교육 내실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에선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에 대한 폐단 우려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국참교육학부모회 윤숙자 정책위원장은 “얼마전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 조사에서 경기도내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 시간에 강남의 유명학원 강사를 초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되려 학교에서 사교육을 조장하는 사례도 있어 사업 운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진정 사교육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선 공교육에 기반한 입시제도 변화와 사교육이 필요없는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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