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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공의휴(公議休)와 생선

이창식 주필

날로 먹는 회와 불로 익힌 고기를 회자(膾炙)라고 한다. 날 것으로 먹어도 되고, 지지고 볶아도 먹을만한 음식이라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소문이 날 것이고, 미식가나 식도락가 입에 오르내리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이렇듯 세인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널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회자’라고 말하기에 이른 것이다.

옛날 노나라에 공의휴라는 박사에 있었다. 그는 학덕이 매우 높아 일찌감치 재상이 됐는데, 생선을 몹시 좋아했다. 제후들은 지방관리들이 상납하는 생선을 받아 먹었지만 공의휴는 결코 받지 않았다. 제자가 “선생님은 생선을 좋아하시는데 어찌하여 상납하는 생선을 받지 않으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공의휴는 “바로 내가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것이다. 생선을 받았다가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생선일지라도 내 스스로 먹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상납한 생선을 받지 않으면 재상 자리에서 파직되지 않을 것이니, 오래토록 맛있는 생선을 골라 먹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특히 맛있는 생선일 수록 가시가 많다. 조심스레 먹지 않으면 가시가 목에 걸리거나 입안이 찔릴 수 있다. 바로 뇌물은 생선과 같다. 받아 먹기는 쉬워도 열에 아홉은 들통나 파직되거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겉다르고 속 다른 인간이라며 손 가락질을 받게 된다. 그런데도 뇌물은 없어지지 않고 있다. 받는 자와 챙기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서울시내 초·중·고교 전·현직 교장 157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미 검찰과 경찰, 감사원 감사 등에 적발된 51명을 합치면 208명에 달한다. 이들은 학생들 수학여행과 단체 활동 때 관광버스와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대가로 1인당 40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모두 7억2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눈에는 학생인 제자들이 생선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서울만 그럴까. 모르긴해도 “나는 아니다”하고 하는 교장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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