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대학생 수는 2008년보다 무려 3만4천명이 늘어난 307만4천명에 달했다.
20년 전의 147만명에 비해 2배나 많아진 수치다. 이처럼 대학생 수가 늘어난 것은 대학설립 요건이 많이 완화됐고 정원이 크게 늘어난데 기인하지만 무엇보다도 학력이 곧 자신의 가치수준을 내보일 수 있는 잣대가 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던져준다.
이같은 대학생 수의 증가는 대졸자들이 대기업에는 몰리는 반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취업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뒤따른다. 심지어는 청년 백수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학력 인플레는 사회 현상 중의 하나로 사람들의 평균 학력 수준이 상승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에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사회에서 학력이 높은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 고학력자들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사회적인 지위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대학의 본래 목적인 심화 교육과 연구와는 상관없이 어떤 대학이라도 졸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높은 학력을 가진 탓에 취업이 어려워진다. 높은 학력을 얻기 위해 일명 명문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학력 인플레가 학점 인플레라는 해괴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국 대학의 정보 공개 결과 경기도내 주요 대학 재학생의 A학점 비율이 30% 이상으로 나타나는 등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전국 190개 4년제 일반대학의 2009학년도 재학생 교과목별 성적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된 2개대 등을 제외한 186개대 재학생이 각 교과목에서 취득한 학점은 A학점 39.7%, B학점 36.2%로, B학점 이상 학생이 75.9%에 달했다.
한 기업의 취업 지망생들의 학점을 분석해보니 모두가 A학점을 취득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