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 간난 채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자 구조에 나섰던 잠수요원이 숨져 설상가상으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오늘 완전히 다 마치겠다. 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하고 나오겠다. 실종 장병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으니 내가 책임지고 해내겠다” 지난 30일 천안함 실종 장병을 찾으러 나섰다 순직한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폭파대(UDT) 요원 고(故) 한주호(53) 준위가 바다에 들어가기 직전 동료 구조대원과 ‘마지막 통화’에서 UDT 최고참 요원으로서 책임감을 되뇌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35년간 잠수요원으로 활약한 한 준위는 해군 최고의 수중파괴전문가였다고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50대의 한 준위는 실종된 해군 후배들을 구하려고 직접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희생된 것이다. 전우애와 솔선수범의 군인정신 표상으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그는 자신의 안전보다는 혹 살아있을지 모르는 전우를 구조하려고 자원해 최선을 다하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한 준위 개인의 숭고한 희생정신과는 별도로 ‘실종자를 빨리 구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밀려 충분한 준비 없이 군 당국이 수중작업을 무리하게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침몰 현장 부근에 있던 함미를 사흘이나 지나 어선의 도움으로 발견한 군도 지지부진한 수색작업을 원망하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첨단장비를 동원한 구조작전을 신속하게 수행할 시기를 놓쳤고 스스로 설정한 실종자 생존 한계의 69시간을 넘도록 인명구조는 고사하고 함체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면서 비난 여론을 자초했다.
침몰 전 천안함 부근에서 함께 초계 중이었다는 동급의 속초함이 새떼를 향해 함포를 5분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근 백령도 해병초소에서 촬영했다는 동영상 40분 중 1분 정도만 공개한 채 생존자들은 말이 없는 상황이다. 최전방 접적해역에서의 군함 침몰과 구조작전이라는 비상사태를 총괄 지휘하고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가 과연 있는지 의문일 정도로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문제다.
항상 가장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관리해야 할 군대의 비상시 대처가 이 정도라는 것이 실망스럽다. 평소 훈련해온 매뉴얼대로 차분하고 확실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국민은 원한다. 무엇보다 끝까지 희망을 품고 실종자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정부와 군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한 점 가감없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 정치권은 구조에 전력을 다하도록 독려하고 나중에 책임소재와 재발방지대책 등을 따지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