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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마지막 명령이다”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수병들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실종장병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기도문이 국민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해군 출신으로 알려진 김덕규라는 네티즌은 해군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천안함의 탐색.구조작업을 진행중인 군은 3일 오후 함미쪽 절단된 원상사식당에서 실종자 남기훈(36) 상사의 시신을 발견하자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실종된 천안함 승조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그들의 생환을 간절히 염원하는 내용을 담은 글이 전파되면서 국가의 부름을 받고 현장에서 몸을 사르지 않는 군인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앞선다.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귀대하라.”고 적고 있는 기도문은

최초 게재 이후 각종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게시판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네티즌들은 명령에 따르라며 “하루 빨리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내용의 덧글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뜻한 집으로 생환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주소서”라고 끝맺는 부분에 가서는 눈물을 훔치게 한다.

다음은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의 전문이다. “772함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의 어두움도 서해의 그 어떤 급류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하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중략)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의 초계는 이제 전우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이다. 대한민국을 보우하시는 하느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주소서”

천안함 사태는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또 참다운 군인의 길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케 한다.

45m 수중에서 3도 내외의 차가운 수온과 급물살, 한치 앞도 안보이는 불안 시계, 그리고 10m 내려갈 때마다 1기압 높아지는 압력. 이 같은 열악한 환경과 사투를 벌이며 천안함 탐색구조 작전을 벌이는 이들이 해군 해난구조대(SSU:Ship Salvage Unit)와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의 정예 대원들이다.

‘바다의 119’로 불리는 SSU(해난구조대)는 해군작전사령부 예하 특수전전단 구조전전대로 전·평시 해난구조작전이 주 임무다. 해상과 수로의 장애물 제거·선체 인양 등 다양한 작전을 수행한다. 해상·육상·공중 어디서나 임무수행이 가능한 전천후 특수부대가 ‘UDT/SEAL’이라고 불리는 해군작전사령부 예하 특수전여단이다. 구조작업 도중 순직한 UDT의 전설 한주호 준위의 군인정신은 병역기피증세로 대변되는 요즘의 세태를 찌르고 있다.

칠흑같이 어둡고 추운 물속에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한 준위의 불굴의 정신은 그야말로 국민적 영웅이다.

하루하루를 애태우며 실종군인들의 구조를 다그치던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3일 군에 인명구조 및 수색작업 중단을 요청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구조 및 수색작업 과정에서 더이상 희생을 원치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종자 가족들은 군의 실종자 수색작업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있지만 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숨지고 금양98호 침몰에 이어 3일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되자 더이상 희생이 있으면 안된다는데 뜻을 모았다.

지난 26일 침몰 사고 직후부터 실종자 가족이 부여잡고 있던 생존에 대한 희망이 꺾이면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생존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인 위대한 결정에 숙연해 진다. 모두가 승리자다. 시간을 갖고 천안함 침몰원인을 규명하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