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칼럼] ‘청(?)의 흥기(興起), ‘중국의 성장’

 

얼마 전 ‘추노’라는 TV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됐다 종영된 바 있다.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이 중국 변방에서 일어난 신흥국가 청으로부터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고 속국으로 전락한 지 10년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이를 보면서 청의 흥기와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비교해 볼 기회를 가졌다.

중국 동북 3성에 흩어져 살고 있던 유목민족이었던, 여진족은 지난 1616년 ‘누르하치’라는 걸출한 인물을 중심으로 민족통합을 이루고 나라를 세운다. 이 나라는 조선을 굴복시키고 건국 후 30년이 안된 1644년, 마침내 명까지 멸망시켜 중국 대륙의 지배자가 된다. 이 나라가 바로 청으로, 강력하고 효율적인 통치를 통해 17세기 중반부터 18세기 중반까지 1세기동안 중국 대륙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부유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여진족이 나라를 세우고 일취월장할 무렵 조선의 지배층은 모화사상에 빠져 여진족의 나라와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것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원조한 명에게 배은하는 행위라는 관념을 불식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조선은 청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침략을 당하고 결국 굴욕적인 패배를 맛보게 된다. 이후에도 조선의 지배층은 문화적으로 낮은 수준의 이른바 오랑캐의 나라를 종주국으로 섬기게 됐다는 치욕감에 승산없는 북벌론을 거론하고, 청의 경제적 수탈에 무력하게 반응했을 뿐 국제정세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력을 키우는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못했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과거 청의 흥기를 보는 듯 하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지난 196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극좌파의 주도로 이념투쟁인 ‘문화혁명’을 치루면서 내란에 준하는 상황에 빠졌다. 경제는 극도로 피폐해져 다수의 국민은 끼니를 걱정해야 했다.

그러나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자본주의 시장경제시스템의 도입을 통한 적극적인 외자유치 정책인 ‘개혁·개방정책’을 기치로 내세우며 경제건설에 매진했다.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 지 만 30년이 지난 2009년 중국은 마침내 세계 경제에서 최강인 미국 다음가는 위치를 차지할 정도로 우뚝 서게 됐다.

과거 청의 흥기는 조선에 정치적 굴욕과, 경제적 약탈이라는 부담을 안겨 주었지만 최근 중국의 성장은 한국에게 수출시장을 넓혀 주고 경제 발전에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매년 한국 기업의 대중국 수출확대를 통한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대한 전체 무역수지 적자규모의 대부분 또는 상당부분 보전할 정도로 큰 규모여서 우리나라 상품수지의 균형 또는 흑자, 더 나아가 전체 외환수급의 안정을 가져 오는데 커다란 보탬이 됐다.

그러나 이제 중국의 눈부신 산업발전 및 경제성장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던져 주고 있다. 한국을 이끌어 가는 엘리트기업들이 ‘과거 경쟁의 상대가 되지 않았던 중국의 기업이 이제 강력한 경재자이고 미래에는 승자가 될지 모른다’는 관점에서 차이나 쇼크를 실감하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의 사장은 자신이 현재 영위하는 사업이 가까운 장래에 중국에 뒤처지게 될 것으로 예감하고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기업마다 경쟁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기술우위를 지속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우위에 서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기업이 경쟁우위에 서는 기술은 과거처럼 기존 기술을 모방하거나, 추월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양산한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거나 개발한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해야 하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동안 기술습득, 모방에 급급하던 중국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원천기술의 적극적인 개발을 통해 신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고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커다란 부담이다.

과거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은 우리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점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부담을 극복하는 것은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더욱 힘을 기울여 대중국 기술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