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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알코올 중독, 관대하지 말아야

말술을 사양하지 않던 ‘선비 시인’ 권일송은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라는 시로 지금까지도 문학도들과 술꾼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밖에 술을 즐긴 문인들은 조지훈 시인, 변영로 시인, 천상병 시인, 김종삼 시인, 박봉우시인, 박정만 시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이 가운데 당대의 주선으로 불린 조지훈 시인 같은 이는 술을 마시는 격조,스타일,주량 등을 따져서 주도(酒道)의 18 단계를 밝혀 놓기도 했는데 1단계 불주(不酒)로부터 시작해 10단계 애주(愛酒-1단), 14단계 장주(長酒-5단, 주선), 16단계 낙주(樂酒-7단, 주성), 마지막 18단계 폐주(廢酒-9단, 더 이상 술을 마실 수 없는 단계, 즉 죽음) 등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술이 좋아 마신 문인들도 있겠지만 ‘이 땅이 나를 술 마시게 한’ 경우도 많다. 전기한 천상병 시인이나 박정만 시인 등은 당시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폐인이 되고 술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이기려 했던 사람들이었고 결국은 세상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문제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알코올 중독자와 습관적인 음주자가 꾸준히 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예퇴직, 사업 실패 등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우울증과 우리사회의 높은 노동 강도에 지친 근로자들이 직장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던 관습도 한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알코올 중독은 자신을 파탄으로 몰고 갈 뿐 만 아니라 가정폭력, 음주운전, 폭행 등 2차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지만 우리나라는 술 취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이나 실수에 대해 관대한 편이어서 엄청나게 많은 알코올 중독 환자가 있다. 실제로 경기도내에는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상담센터가 수원, 성남, 안양, 파주 등 4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상담센터의 상담건수는 2007년 1만3천104건에서 2008년 1만6천375건, 2009년 1만6천931건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본보 8일자 1면)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상담센터를 방문해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알코올 중독자도 2007년 1천31명, 2008년 1천231명, 2009년 1천369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코올중독을 방지하려면 우선 술잔을 주고받거나 강제로 권하는 잘못된 음주 문화를 바꿔야 한다. 특히 직장 회식석상에서의 폭탄주나 신입생 환영식에서의 음주강권 문화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술은 적당히 절제하면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음주의 위험성을 적극 알리고 절주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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