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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소말리아 해적

이해덕 논설위원

소말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푼트랜드 자치주. 이곳 아이들의 꿈은 ‘해적’이 되는 것이다. 학교도 없고 이렇다 할 직장도 없는 이곳에서 해적이 된다는 것은 상류층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나 다름없다.

국민 대다수가 기아에 허덕이는 소말리아이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고급 저택들이 들어서 있고 값비싼 외제 승용차들이 굴러다닌다. 이들의 주인은 다름 아닌 바로 해적이다.

해적이 될 수 있는 나이는 20세에서 35세. 해적은 바다를 잘 아는 지역 어부거나 전직 군인, 기술자 등으로 구성된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영화에 나오는 해적들처럼 ‘커틀라스(cutlass,납작한 칼)’를 사용하는 대신에 로켓탄과 AK47 소총, 기관총으로 무장을 한다. 1991년 내전 이후 소말리아의 무정부 상태와 3000㎞에 달하는 해안선이 이들 해적들을 키웠다. 세계 최빈국중 하나인 소말리아에서 ‘해적산업’은 국민들의 70%가 지지할 만큼 대단하다. 지난해 하라디레에서 ‘해적기업’들에게 자금이나 무기 등을 투자하고 이익을 배당받는 증시가 열렸는데 현재 100여 곳이 상장돼 있다고 한다. 작년만 해도 소말리아 해적들은 47척 867명의 선원을 납치해 1억5천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2008년 10월 유엔안보리가 해적퇴치를 위한 군사력 동원 결의안을 채택했음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해적들의 활동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4일 인도양에서 피랍된 삼호 드림호 사건을 보더라도 소말리아 해적들이 최근 활동해역을 넓혀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에즈운하의 길목으로 연간 3만 척의 선박이 통과하는 아덴만 지역과 소말리아 인근해역이 해상안전순찰해역으로 선포돼 다국적 해군의 활동이 강화되면서 해적들은 오히려 인도양 먼 바다와 오만해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소말리아해안에서 최대 287㎞(165해리)에 불과하던 해적들의 활동무대는 2009년엔 2천37㎞(1천해리)까지 확대됐다. 서유럽 전체 넓이에 해당하는 해역으로 우리나라 청해부대와 미국, 유럽연합 등에서 파견된 20여척의 군함이 지키기엔 너무나 넓다. 해적이 되려는 소말리아 아이들의 꿈이 여전히 진행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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