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는 일명 ‘인간문화재’라고도 불린다. 공예나 전통공연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큰 무형문화재 가운데 그 중요성을 인정해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와 시·도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로 구별된다. 무형문화재는 한마디로 인류의 정신적인 창조와 기능이 합쳐진 위대한 무형유산이다. 그래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당사자들의 명예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도 이들을 ‘정신적’으로 예우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을 ‘정신적’으로만 예우를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무형문화재란 거창한 이름과 달리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노령화, 전수자 부재, 경제적 어려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이들의 앞날이 결코 밝지 않다. 도내 무형문화재 보유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60%에 달하는 등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기술을 계승할 보조자가 지정돼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도와 AK플라자가 함께 손잡고 무형문화재 공예작품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19일 열린 무형문화재 자생력 강화와 전통 공예작품의 ‘명품 브랜드화’를 목표로 하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명품전 메세나 협약’은 고사 직전에 처한 도내 무형문화재 가운데 전통공예 부문 종사자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 된다. 경기도의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무형문화재 명품전은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AK플라자 수원점에서 열리며 나전칠기, 자수, 도자기, 금속공예 등 13개 종목, 17명의 무형 문화재 보유자의 작품 180여점을 판매할 예정이다.
유명 백화점인 AK 플라자에서 기업의 문화예술 공헌사업을 위해 70평이 넘는 매장 공간을 제공하고, 본격 판매를 주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욱 많아져 조금이나마 무형문화재들에게 도움을 주고 도민들에게 무형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더욱 깊게 심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실 무형문화재들의 명품을 하나쯤 사서 집에 두고 자랑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우리 전통문화가 활성화된다. 아울러 당국은 공연 분야 무형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늘려나가길 권한다. 특히 문화유적지나 역사적 장소에서의 상설공연 기회를 더 확대해 보다 많은 도민들이 우리문화를 항상 접할 수 있어야 한다. 도는 보다 적극적인 무형문화재 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