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강좌 ‘신선한 일상’ 이끈다
지역사회의 충족되지 못한 복지 서비스 욕구를 찾아내 주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천종합사회복지관은 행복과 즐거움을 만드는 발전소로 불린다.
하루 900여명의 시민들은 충족치 못한 복지를 이곳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운다.
아동서부터 어르신까지 폭넓은 이용계층을 전문자격증을 소지한 38명의 임직원들은 마치 자신의 가족인양 따뜻하게 맞아주고 이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려고 노력한다.
복지관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이용자 수가 지난 2006년 한해 17만 명에서 지난해 31만5천명으로 불과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과천복지관은 타 곳과 차별화된 사업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동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던 3년 전 유아와 어린이에게 나나(나를 알고 나를 지키는)극단을 초청, 성폭력예방인형극을 공연,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호응을 받았다.
김한나(35·별양동)주부는 “성폭력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한 것이 참신했다”고 평했다.
바쁜 직장생활은 문화공유의 최대 적이다.
복지관은 이 점을 간파, 남성을 대상으로 한 파워커뮤니케이션, 와인강좌, 테이블매너, 스타일관리, 전통주 강의 등으로 건조한 삶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패밀리 토털 서비스는 자칫 건조하기 쉬운 가족 간의 정을 도탑게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외갓집 체험’이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1일 귀촌여행이다.
굳이 외갓집이 아니라도 이벤트 업체가 지정한 인근 농가에 들러 고추, 상추, 딸기 따기, 젖소 우유 짜기를 하며 가족 간 단절된 대화의 숨통을 열어 준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메뉴 중 한가지인 야채를 자연스럽게 접해 식단에 올려놓아도 별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장점이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정해체의 처방전인 ‘건강한 가정 만들기’도 주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부부대화법, 자녀와의 대화법, 성격유형검사, 침실꾸미기, 부부댄스교실, 와인강좌 등은 건강한 가족관계형성과 유지에 적잖은 도움을 줬다.
기러기 아빠를 위한 요리교실은 매 끼니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남성들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밥하기가 귀찮기도 하지만 찬거리마련이 녹록치 않아 아침저녁 라면으로 때우는 고역을 이 프로그램은 한방에 날려버렸다.
처음엔 참여하기가 쑥스러워 쭈빗쭈빗하다 요것조것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고 요령을 습득해 웬만한 요리는 혼자서도 잘하는 경지까지 이른다.
“식사해결이 만만찮아 복지관 문을 두드렸다”는 심우찬(38)씨는 ”요리를 배우는 것도 즐겁지만 참여자끼리 살림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계층을 수용하는 복지관은 어르신에게도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영어, 컴퓨터, 단전호흡, 헤럴드신문 만들기 등 시니어아카데미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상품은 어르신연극교실. 60~70대에게 그간 잊고 살았던 도전정신을 무대에 한번 서보라는 당찬 주문으로 일깨운다.
‘번지 없는 주막’, ‘심청이’, ‘홍도야 우지마라’ 등 고전극이 대부분으로 수개월 연습 끝에 관객 앞에 나서나 대사를 까먹기 일쑤다.
그럴 때면 애드리브로 적당히 때우나 그런 장면이 오히려 폭소를 유발한다.
주 무대는 경로당으로 객석에서 연극을 본 어르신이 배우로 도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김정자(71· 별양동)할머니는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보시는 분들이 웃어주고 반갑게 맞이해줘 좋다”며 “대사 외우는 것이 어려우나 치매예방엔 그만이다”고 예찬론을 폈다.
장애인, 독거노인 365일 식사제공, 저소득가정 청소년과 대학생의 맞춤형 1대1 가정학습 지도를 하는 ‘청소년튜터제’ 등 소외계층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사업도 하는 복지관은 1년에 딱 두 번 왁자지껄한 축제를 연다. 지역 어르신 1천여 명을 모신 축하공연과 경연대회를 여는 ‘가화만사성 경로잔치’와 회원들의 작품전시와 공연, 공모전을 통해 1년을 되돌아보는 ‘과천복지페스티벌’이 그것으로 참가자들은 이날 하루만은 모든 시름을 내려놓고 즐거움에 푹 빠진다.
복지관은 올해 복지대상자를 중심으로 한 ‘과천무한돌봄네트워크’사업을 개설, 자체 개발한 지역자원들과 연계,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전달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재임 4년 만에 과천종합사회복지관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은 추교선 관장은 “발전원동력은 언제나 믿고 지지해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라며 “항시 시민들과 함께 숨 쉬고 생활하는 친화적인 복지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람들이 자신에 맞는 옷을 고르듯 사회복지프로그램도 공급자중심이 아닌 수요자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추 관장은 취임 직후 통반장과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욕구조사를 실시, 이를 바탕으로 지역주민에게 부응하는 맞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