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해산물 전문음식점을 하는 신모 씨는 요즘 얼굴 표정이 어둡다. 음식 재료인 해산물과 채소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급등한 물가가 금방 회복되지 않으리라는 전망 때문에 더욱 걱정이 크다. 실제로 요즘 물가 상승폭을 보면 무서울 정도다. 배추 한포기가 6천원, 300g짜리 갈치 한 마리가 5천500원이다. 주부들도 시장을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양파와 배추 이런 품목은 앞으로 전년대비 한 30%에서 50%이상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니 한숨부터 나온다.
최근 생선과 배추를 비롯한 채소 가격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서민들의 식탁은 물론 식당업이나 반찬가게,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원지역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등어 1마리(300g)에 2천4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 상승했고, 주꾸미(100g)도 50.5% 상승한 2천980원에 판매됐다고 한다. 채소값 역시 마찬가지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현재 배추 1포기당 가격은 소매가격 기준 6천7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4천16원) 34%, 1달전(4천554원)과 비교해도 25%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식당에서 김치나 깍두기를 더 달라는 것도 식당주인의 눈치가 보인다. 심지어는 삼겹살을 먹으면서도 상추나 깻잎, 풋고추를 더 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채소 값이 몇 배씩 뛰면서 남는 게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올해 초 한파와 폭설의 영향이다. 사실 예년과 달리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위가 기승을 부렸고 눈도 자주 내려 농사와 유통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것이 사실이다.
수산물도 기상 조건의 영향을 받았다. 기상 이변으로 바닷속 어족자원이 줄어든 데다 지난 겨울 지속된 한파 및 유가 상승으로 인해 조업량이 감소됐다. 어족자원은 기상 이변의 영향도 있지만 특히 개발의 미명하에 진행되는 간척사업과 육지에서의 공해물질 유입 등으로 인한 어장 파괴, 남획 등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최근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육류값 마저도 상승할 것이 뻔한데다가 최근엔 휘발유 값도 오르고 있다. 더욱이 올 하반기엔 버스요금 같은 공공요금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물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이래저래 서민들의 주름살은 점점 늘어갈 것 같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물가를 집중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말이 허언으로 들리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