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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오은선과 남난희

이해덕 논설위원

오은선이 27일 마침내 안나푸르나를 오르면서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에 이어 4번째 히말라야 14좌 완등 산악인을 갖게 됐다. 남녀 통틀어 세계에서 20번째다.

그러나 오은선의 ‘칸첸중가 등정 의혹’은 여전히 꼬리표로 남아있다. 지난해 5월 오은선이 칸첸중가에 올랐을 때 스페인의 에두르네 파사반과 일부 국내외 언론이 제기한 ‘과연 정상이 맞나?’라는 의혹 말이다. 파사반은 오은선과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놓고 경쟁해온 라이벌이다. 파사반은 안나푸르나를 내려온 24일 카트만두에서 엘리자베스 홀리와 인터뷰를 갖고 또다시 같은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홀리는 히말라야 등정을 확인하는 전문기관이 없는 상태에서 산악인들 사이에 공식인증자로 통하는 사람이다. 홀리는 파사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오은선의 칸첸중가 ‘인증’을 ‘논쟁중(disputed)’으로 바꿨다. 만약에 홀리가 오은선과의 추후 인터뷰 결과 칸첸중가 등정을 ‘미등정’으로 바꾸거나 계속 ‘논쟁’으로 놔둔다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문득 남난희가 생각난다. 1986년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강가푸르나(7455m)에 올랐던 국내 여성 산악인 1세대다.

그녀 또한 예외 없이 에베레스트라는 열병을 앓았다. 1993년 국내 첫 여성들로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꾸려질 때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 탓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러나고. 그녀가 빠진 원정대는 보란 듯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다. 당시 나이 37세. 그녀는 심한 상실감에 빠진다. 이후 결혼과 함께 지리산 청학동으로 들어가 찻집을 하던 그녀는 강원도 정선으로 옮겼다, 다시 지리산 화개골로 들어와 된장을 담그며 산다. “그동안의 산이 ‘등산(登山)’의 산이었다면 지금은 ‘입산(入山)’의 산이죠. 원래 우리의 산은 등산의 대상이 아니었잖아요” 서구의 알피니즘이 추구하는 등정주의에 매달려 속도와 높이에 갇혀 열병을 앓다가 지금은 ‘산을 버려 산을 얻었다’는 남난희다. 머잖아 오은선의 경우도 남난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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