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것은 정말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솔직히 내 한 표 없다고 달라지는 게 있나요? ’, ‘큰애가 고등학교에 들어갔는데 과학이 너무 어렵다고 과외를 시켜달라는데 고민이예요. 지금 아이가 영수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우리 형편상 학원비 마련하는 것도 버겁거든요. 난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중에서 나의 이런 고민을 정책으로 가지고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거예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나온 후보들의 정책은 무엇인지 같이 알아봤으면 좋겠어요’ ,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하고 있는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 정말 불안한데 내가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뭔가 정책적으로 잘 풀어지지 않으면 결국 내 문제는 해결될 수 없겠구나 생각이 드니까 선거나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더라고요’, ‘난 우리 동네에서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는데…’, ‘이렇게 선거를 두고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것도 정말 기분좋고 내 한표가 중요하다고 하니 존재감도 높아지네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지역주민들 몇몇이 차를 마시며 나누는 수다의 한 풍경이다. 최근 ‘유권자들의 유쾌한 정치수다’ 커피당 이야기이다.
커피당은 한인 2세 에너벨 박의 제안으로 시작, 현재 40여개 주에서 390여개의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커피파티(Coffee Party USA) 운동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지역별 세대별 각자가 처한 입장과 조건에 맞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친구, 동네이웃, 동호회, 직장동료 등 삼삼오오 모여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특정정파나 가치를 떠나 일상의 소소한 고민부터 취업, 육아, 교육 등 모인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들을 놓고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고 한다. 가볍게 만나서 정치를 삶을 희망을 이야기하되 ‘나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모든 참여자를 존중하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하기’등의 모임원칙을 두고 보다 나은 일상의 변화를 꿈꾼다는 커피당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상의 민주주의를 자발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말 그대로 유쾌한 적극적 정치활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매번 선거를 치룰 때마다 ‘투표율 역대 최저, 국민의 선거 무관심 갈수록 심해져...’라는 언론의 탄식을 보게 된다.
선거가 무엇인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정치적 의제들에 대해 자신의 의사를 대신할 일꾼을 뽑는 정치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무이자 권리를 행사하는 장인 것이다. 그것은 내 일상속에서 제기되는 정치적 의제들을 풀어가는 과정이고 내가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내 삶이 달라지기도 하는 중요한 정치인 것이다. 한 예로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나 하나 의사표시 하지 않아도..’하거나 ‘누가 되는 나와 무슨 상관이냐?’ 혹은 ‘해봤자’라고 하는 패배감이나 안일함이 일단 당선되었다가 비리에 연루되거나 하여 재보궐선거를 하는 과정에 드는 비용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당초 적극적으로 정책을 비교하고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내가 낸 세금이 낭비되고 잘못된 행정이나 정책으로 인한 손해는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친환경무상급식과 4대강 환경문제 등 우리 생활에 직결된 쟁점들이 산재한 지방선거가 한 달 정도 남아있다. 아직까지 선거에 관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아직 늦지 않다. 일단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확인하자. 그리고 현재의 내가 관심을 가지고 나와 우리지역공동체의 당면한 이슈는 보다 나은 변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꼼꼼히 알아보자. 그리고 시간과 여건이 되는 데로 가족이나 이웃들과 이러한 것들을 공유하고 나누자. 그 과정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고 서로의 조력자가 되는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지방선거에서 혼자 보다는 크고 작은 공동체에서 함께 살펴보면서 정치를 유쾌한 수다의 장으로 끌어내어 제대로 된 지방일꾼들을 선택하는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의 참여주체로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우리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