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일본 출신의 귀화 한국인인 이연화(52)씨를 6.2지방선거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후보 우선순위로 내정했다.
비례대표 우선순위면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아 당선될 경우 귀화 한국인으로서 주민대표가 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씨는 도쿄여자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교토시청에서 근무하던 중 한국인 남편을 만나 1988년 한국으로 왔다. 그러나 이씨는 일본에 계신 부모님이 섭섭해 할까봐 오랜 망설임 끝에 지난해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결혼 21년 만이다.
귀화한 지 1년도 안 된 이씨가 한나라당의 경기도의원 비례대표 후보 권유를 받아들인 것은 더욱 적극적으로 다문화 가정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였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이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또 한국의 다문화 가정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것이 이연화 씨의 바람이다.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2학년 두 딸을 둔 엄마로서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이씨는 “다문화 가정 자녀를 글로벌 인재를 키울 수 있게 한국어는 물론 어머니 나라 언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시급하다”고도 했다.
그동안 이씨는 경기도 다문화여성연합회장, 평택 다문화가정센터장, 다문화뉴스 편집인을 맡는 등 이미 다문화 가정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엔 결혼이민여성 16만8천여 명을 포함해 거주 외국인 수가 11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비합법적으로 들어와 있는 외국인수를 합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안산시 원곡본동 같은 곳은 외국인이 전체주민의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굉장한 삶의 결단을 하고 한국을 택한 이들 결혼이주자와 외국인노동자는 물론 다문화가정 2세들에게 우리가 충분한 배려를 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때 한나라당이 이연화 씨를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후보로 내정했다는 것은 작지만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