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연등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연등행사는 신라 때부터 농사기도와 국가발전을 기원하던 예술제 성격의 연등회 행사로부터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들어와 궁중의 팔관회와 함께 민간의 행사로까지 확대되어 국가적 차원의 성대한 불교의식(佛敎儀式) 행사로 자리 잡았다. 연등축제는 1,500여 년 간 이어져 온 종교축제이자 전통문화축제이다. 어느 시대에나 그렇지만 민초들의 어려움 삶의 고통과 어둠을 걷어내고 빛과 지혜와 자비가 충만한 새 세상이 오기를 기원하는 대표적인 불교 축제이다.
지난 15일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과 팔달문 구간에서는 연등축제가 화려하게 열렸다. 수원 연등행렬에는 농악대와 날개를 퍼덕이는 대형공작등, 대형 코끼리등, 연기와 불을 뿜는 용등을 비롯, 대형 등에서부터 어린이들의 작은 등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등이 선보였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뽀로로불자등도 등장해 세태의 변화를 느끼게 했다. 연등의 행렬은 원래 화성행궁 광장을 떠나 팔달문, 장안문을 돌아오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교통체증을 우려해서인지 행사본부 측에서 코스를 단축했다. 이 또한 자비행의 한 모습으로 여겨졌다.
각기 다른 주제의 연등물결이 도로를 메우며 지나자 가로변의 많은 시민들은 종교를 떠나 활짝 웃으며 대동축제를 즐겼다. 연등축제를 신기해하며 열심히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에 앞서 행궁 광장에서 펼쳐진 불교문화한마당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찰사진전시회, 한국고승사진전, 부모은중경 탁본체험, 연등 만들기, 단주 만들기, 달마도그리기 부스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으며 화성행궁을 배경으로 설치된 무대에서 펼쳐진 각종 공연도 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이번 연등축제를 보면서 느낀 것은 관광상품화의 가능성이었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시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를 비롯한 축제들이 많이 열리고 있는데 이 연등축제도 아주 매력 있는 전통문화축제로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연등축제를 하루만 할 것이 아니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만든 예술성 있는 연등작품들을 행궁 광장에 일정기간 전시해 두면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수원과 인근에 있는 용주사 등 유명 사찰과 원효대사의 흔적이 있는 당항성 등 관광지를 연계해도 좋다. 사찰음식을 판매하고 템플스테이까지 연계시킨다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