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시의 한 재래시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있는 못골시장이다. 못골시장은 그리 크지 않은 시장으로서 주로 먹거리를 판매하는 재래시장이다. 그런데 ‘못골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실시하면서 이 시장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되고 상인들의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못골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침체된 전통시장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어 시장을 문화체험의 공간이자 관광지로 활성화하기 위한 시범사업이다.
사실 재래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사꾼들이 모인 곳이 아니다. 그곳에는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있고 당대의 문화가 있다. 일제시기에는 장터가 항일운동의 온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시골 소도읍지까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머마켓이 점령하면서 재래시장은 사양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역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재래시장이 활기를 잃으면서 지역경제도 쇠퇴하고 있다. 최근 수원 영화동 거북시장 상인회가 펴낸 소식지 ‘거북시장 느림보타운 이야기’에 실린 글은 재래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낡은 건축물을 뒤덮고 있는 어지러운 간판, 여기저기 깨진 보도블럭과 가게에서 내놓은 쓰레기들로 외면하게 하는 이런 거리... 한번 왔던 사람들이라면 이 거리를 다시 찾고 싶을까? 또 이런 거리에서 날마다 가게문을 열고 손님을 맞으며 살아가는 주민들은 과연 행복할까?’ 그렇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의 모습은 대부분 이렇다. 최근 들어 각 지자체와 재래시장들이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재래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쾌적하고 쇼핑이 편하며 주차까지 용이한 대형 마트나 SSM에 길들여진 고객들의 발걸음을 되돌리기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시청 도시시설팀장 최호운 박사(도시경관)를 비롯한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경관연구회 7명의 박사들이 거북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 이들은 2년 전 거북시장 상인회와 더불어 멋있고 개성 있는 전통시장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거북시장 경관협정’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다.
그 첫 번째 결실은 ‘거북시장 느림보 타운 이야기’라는 소식지 발간이다. 이들은 시민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매력 있고 활성화된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거둬 지역의 대표적인 명품 시장으로 발돋움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