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월드컵 시즌이다. 월드컵은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과 애국심으로 불타는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축구만 보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열띈 응원가를 부르고 응원전을 펼치며 온 국민이 하나된 마음으로 내 나라의 승리를 바랄 것이다. 이때에 가수들은 월드컵을 주제로 신나는 노래들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한다. 윤도현 밴드가 ‘오~ 필승 코리아’를 불렀고 클론도 ‘월드컵 송’을 부르는 등 많은 가수들이 우리나라의 승리에 염원을 담은 월드컵 노래를 불렀다.
전국의 온 국민과 교포들이 하나가 돼 ‘대~한민국’을 외치고 월드컵 노래들을 불러왔지만 ‘2010년 월드컵’은 여태와는 다르게 됐다. 인기 5인조 여성그룹인 카라는 최근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We're with you’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SBS가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하게 되면서 갈등을 빚은 KBS와 MBS의 힘겨루기에 가수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실제로 KBS와 MBC에서는 카라가 부른 월드컵 송 ‘We’re with you’에 대해 방송불가 판정을 내렸다. 방송불가 판정의 이유는 카라의 노래가 SBS의 월드컵 캠페인 배경으로 쓰여 간접광고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란다. 중계권을 잃은 방송국들이 불편한 심기를 카라에게 화풀이 한 것이다.
KBS와 MBC는 가수들의 월드컵송에 대해 방송불가 판정을 내리면서 대기업에서 월드컵을 주제로 만든 각종 CF들은 버젓히 방송하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다. KBS와 MBC는 이번 조치에 대해 속 좁게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2월 벤쿠버 동계올림픽도 SBS독점으로 방송한 데다 이번 월드컵까지 SBS의 독무대가 되어버리자 국민들의 잃어버린 선택권을 되찾아 주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KBS와 MBC는 SBS를 상대로 사기, 업무방해 등으로 민사, 형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방송사 간의 이해득실을 따지기 전에 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전 세계적으로 큰 행사를 놓고 국민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