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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지평리 전투’ 상기행사

이해덕 논설위원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에 있는 구둔역(九屯驛)은 중앙선 철길이 지나는 오래된 간이역이다.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역사(驛舍)를 둘러싼 풍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대개의 기차역이 번화가나 대로변에 있는 것과는 달리 구둔역은 깊은 산골마을 언덕 위에 있다. 구둔역에서 차로 10여분을 가면 지평중고등학교 후문 쪽으로 지평막걸리 술도가가 보인다. 지평양조장은 1925년 처음 문을 연 후 3대째 내려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가운데 하나다. 그 때 일본식으로 지은 양조장은 수리 한 번 없이 그대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데 바로 이 건물이 구둔역과 함께 지평면의 근대사를 일깨워주는 명소가 됐다.

지평양조장은 6.25 한국전쟁 때 인근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건물이다. 지평리전투 당시 연합군 작전사령부로 사용된 양조장 입구에는 사령부였음을 알려주는 기념비가 서있다. 이곳 지평리 프랑스군 전투 전적비 앞에서 26일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꽹과리를 치며 인해전술로 몰려오는 중공군을 프랑스군, 미군, 한국군이 연합해 있는 힘을 다해 물리쳤다. 중공군이 수많은 전사자를 남기고 퇴각하자 연합군은 프랑스기, 성조기,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만세를 불렀다.

이날 전투는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육군 제7기동군단이 중공군을 격파한 첫 전투로 기록된 ‘지평리전투’ 상기행사로 재연된 것이었다. 지평리전투는 1951년 2월 미군 2보병사단 23연대 전투단에 배속된 프랑스군 1개 대대가 중공군 3개 사단 3만여 명과 싸워 승리한 전투로 38선 회복의 발판이 됐다. 행사를 마친 프랑스군 참전용사와 가족들은 당시 작전사령부로 쓰였던 양조장을 찾아 잠시 감회에 젖기도 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6년 만에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개념이 부활했다. 북한을 주적으로 판단하면 국방정책의 큰 흐름이 주적을 향하게 되고. 이는 곧 우리 군의 전력 보강이 북한의 군사력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대북 강경노선의지를 밝힌 가운데 재연된 지평리전투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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